
처음엔 무엇도 의도를 의심받지 않습니다. 두 번째면 왜? 를 생각하게 됩니다. 세 번째면 모두가 확고하게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후는 무엇을 해도 그 의심 안에서, 한번 시작한 의심 속에서만 비난과 이해를 받게 됩니다.
모든 시작엔 이유가 있고,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존재들의 우열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엔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어느 순간엔 우열이 반드시 확인되어야만 하고, 힘의 불균형이 틈만 보이면 반드시 무력을 행사해서 자신의 힘을 과시해야만 직성이 풀립니다.
역사는 해학으로 시작해 비극으로 끝나지만,...
이란의 역사적, 정치적 혼란기를 지나는 과정에서 미국을 향해 이란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던 시기, 1979년 테헤란의 미대사관은 무장한 이란 시위대들에게 점령당합니다. 마지막까지 대사관에 남았던 6명의 직원들은 간신히 캐나다 대사관에 피신하게 됩니다.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한 미 정부는 여러 논의를 하던 중 CIA의 전문 구출 요원인 토니 멘데스(밴 에플릭)를 직전에 투입합니다. 자신의 아들이 보던 <혹성탈출>에서 힌트를 얻은 토니는 이란 인질 구출 작전을 설계합니다. <아르고>라는 가짜 SF영화 촬영을 위해 영화 제작사를 만들고 팀을 구성합니다.

할리우드 제작자들과 협력하면서 영화 제작을 위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영화배우를 캐스팅해 기자회견을 여는 치밀함을 보입니다. 영화 로케이션 장소 헌팅을 한다는 명분으로 이란에 도착한 토니는 대사관 직원들이 영화 제작을 위해 함께 온 것처럼 감독, 제작자, 제작 지휘, 로케이션 매니저, 시나리오 작가, 카메라맨, 미술 감독으로 위장시킵니다. 탈출을 위해 신분을 바꾸고 변장을 하며 탈출 작전을 빈틈없이 진행하던 중- 한 순간도 생사를 담보할 수 없는 긴박한 현장에 투입된 토니는, 갑자기 구출 작전 중단을 지시받습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잖아요!
인질 구출 작전 중단 지시에 토니는 분노합니다. 자신들의 구출만을 기다리고 있는 6명의 대사관 직원들을 위해 토니는 작전 취소 명령을 따르지 않기로 하고 자신의 할 일을 합니다. 토니에 의해 역사는 정반대로 쓰입니다. 분노한 이란 시민들과 무장한 군인들, 그리고 인질들이 등장하고 긴박한 순간이 영화를 채우지만 총성이나 죽음이 나오진 않습니다. 하지만, 생사를 오가는 긴박함은 촘촘하게 전개됩니다. 구출이라는 결과를 빤히(?) 예측하면서도 - 이란 상공을 벗어났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기까지 온통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액션은 없지만 조마조마해하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는 연출은 세련돼 보입니다.

'모든 인질들은 무사히 구출되었고 이로써 국가로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에필로그 내레이션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CIA의 444일간 인질 구출 작전이 가져온 결과는 결국, '국가는 국민을 지킨다'는 자존심이었습니다. 이 영화를 감상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 당시 이란 정부는 수많은 자국민을 학살한 호메이니 1인 종교독재자 체제였고 미국 민간인 수십 명을 인질로 삼고 살해 협박하던 때였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사실이 존재하던 실화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의 대표인양 떠벌이는 자들의 삶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서라면 수많은 죽음들을 끌고 다니며 그 위에서 그들만의 삶을 살아갑니다. 아무도 허락하지 않은 삶을! 그 덕에 뭉개지는 수많은 목숨값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명분을 내세운다 한들 죽은 자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어떤 영예도 삶보다 더 값질 수는 없습니다. 죽음이 삶보다 더 좋은 것이라는 것이 확인만 되었다면 이 또한 몇몇에게 선점의 영역이 되었을지 모릅니다. 다행하고 공평하게도 아무도 죽음에 가보지 않아, 누구도 좋은 것이라 확신하지 못합니다. 미지의 영역! 그럼에도 누군가에게는 강요되고 있는 것! 그것이 전쟁은 아닐까요?
전쟁을 시작하고, 죽고 죽임을 당하고, 인질이 되고, 구출을 하며 영웅을 만들어내고... 왜 인류는 주기적으로 같은 역사를 반복하는 걸까요?! 그 별 볼 일 없는 역사 속에서 한 인간은 자신의 삶을 몽땅 잃고, 가족을 잃고, 삶을 허무로 마칩니다. 이 개인의 삶은 누가 책임질 수 있나요? 누가 그 알량한 명예와 삶을 바꾸라고 허락한 것인가요!
2026.07.17-자헤드 Jarhead 그들만의 전쟁
자헤드 Jarhead 그들만의 전쟁
어쭙잖게 시작한 전쟁이 잠시 휴전 중입니다. 미치광이처럼 명분도 이유도 분명하지 않은 전쟁은 긴장을 유지한 채 비슷한 곳에서 비슷한 형태로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전쟁에 의한 고통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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