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多]

[짧은 생각] 혼자 놀아도 심심하지 않아

나두매일 2023. 4. 1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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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가끔 꿈꾸는 것,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무료한 시간에 생각하는 것, 뭔가 할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리적으로는 시간의 총량은 같지만 마음의 상태에 따라 느끼는 것이 달라서 다르게 생각을 하곤 합니다.

 

 

 

여유가 있다고 해서 한가하진 않다

 

 

여유가 있으면 한가한 것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무료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습니다. 정말 아무 일 없이 아무런 시도 없이 지내는 가운데 무료함이 찾아올 수도 있겠지만 여유로운 순간에 그동안 자신이 가장 시도해 보고 싶었던 것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시도해 본다면 아마도 바쁘던 시절의 그 이상으로 더 바쁘게 지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단, 수동적인 자세가 능동적인 자세로 바뀌고 물리적인 시간을 따지기 전에 눈빛이 빛나며 다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능동성이 얼마나 사람을 살아있게 하는지 느낄 수 있는 순간입니다. 우리애게 직장과 학교가 재미없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인 것 같습니다. 

 

 

해야 할 것과 가야 할 곳이 분명하게 정해지고 그 안에서 역할도 명확하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주는 즐거움이나 성취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이런 면에서 창작(고도의... 가 아니라 단순하게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서 만든다는 의미만으로도)의 시도가 얼마나 큰 시련과 함께 의외의 즐거움과 만족을 주는지 모릅니다. 누가 평가하든 말든 창작 자체의 결과물이란...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성취감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절대 모릅니다.

 

 

 

혼자 놀아도 시간이 모라자는 이유

 

 

아이들을 자세히 보면 장난감을 대개는 좋아하지만 장난감이 없어도 잘 놀고 투정조차 부리지 않는 아이들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신기합니다. 자신의 세계에 집중해서 재미있는 역할놀이도 하고 벌레도 관찰하고 바람도 맞아가며 꽃냄새에도 코를 킁킁거려 봅니다. 어쩌다 잘못 디뎌 넘어져도 하늘의 구름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러다 피곤에 잠이 들면 평온하게 충분한 휴식을 갖습니다. 그 아이에겐 피곤하다고 혹은 심심하다고 투정 부리고 짜증을 내기엔 하루가 너무 짧습니다.

 

 

오히려 구체적인 장난감을 만나고부터 흥미가 조금씩 줄어듭니다. 마치 정답처럼 결과가 보이는 장난감들 - 어떻게 갖고 놀아야 하는지 뻔한 장난감들은 매번 처음 대하는 낯선 주변의 세상과 책이 주는 호기심을 넘어서지 못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몇 번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 금방 싫증을 내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아이들의 집중력이 짧아서 그런 것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맨바닥의 흙을 파고 두덩을 만들기도 하고 바닥에 그림을 그리다 다시 지우기를 반복합니다. 여러 가지모양의 돌멩이들로 경계를 쌓았다가 무너뜨렸다가, 던지고 맞추고 그렇게 놀던 시절이 더 흥미로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맨 바닥에서 놀 거리를 찾던 시절이니까요. 아무도 모르던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찾았을 때의  우쭐함은 친구들의 관심과 부러움을  몸에 받게 합니다.

 

 


 

지나온 시간  어느 지점이 가장 기억에 남아 있을까요?  무엇을 할 때 내가 가장 행복했었을까요?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시간에  혼자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을 키우고 직장을 다니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란 만만치 않습니다. 이제야 겨우 짬이 나서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살짝 마련해보곤 합니다. 하지만, 한가한 가운데 하고 싶었던 것들이 하나씩 떠오르니 오히려 바빠지는  같습니다. 그런데... 바쁜데, 오히려  바빠서 시간을 쪼개서 사용하고 있지만  과정이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지금, 이런 순간을 마주할  있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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