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불안하고 미래가 불안정할수록 뭔가 기대고 그래도 조금이나마 금전적으로 보전할 것이 필요합니다. 그 수단으로 건강과 재산, 미래에 대한 기대만큼 집집마다 보험 몇 가지씩은 가입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가족마다 가입된 보험을 모두 합치면 금액은 가정 경제 규모에서 꽤나 큰 금액을 차지합니다. 그러다 정말 절박할 땐 아니러니 하게도 보험을 가장 먼저 해지한다고도 합니다. 불안하니까, 나름 나중의 비용을 절감해 보겠다고(보험을 활용해서) 어려운 형편에도 꼬박꼬박 실손보험만큼은 해지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가정들이 다수인데요, 하지만 보험 청구는 얼마나 잘하고 있을까요? 가입된 보험금 청구를 다들 잘하고 계신가요?
우린 보험금만 잘~ 내고 있지 않나요?
연말을 앞두고 연간 정리를 할 겸 보험 청구를 주기적으로 해야 할 때가 옵니다. 실비 보험을 든 이유가 분명한데도 실제 청구는 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매년, 매번 금액이 발생할 때마다 한다면 가장 좋지만 생업에 매여 대부분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몰아서 연말 정산 전에나, 아니면 그것도 못하면 이, 삼 년 보험 청구기간이 임박해서 하게 됩니다. 저 역시, 게을러서 보험 청구 실효가 끝나기 전까지 모아 두었다가 한꺼번에 하는 편입니다. 세상 귀찮귀도 하고 번거로워서 병원마다 다닌 기록을 뒤지느라 잠시 번잡해집니다.
보험 청구와 상관없이 납부 금액은 세금처럼 꼬박꼬박 냅니다. 그러다가, 몇 년이 지나면 자동 갱신에 대한 동의를 물어보고 갱신 후 더 큰 금액의 보험금을 또 내게 됩니다. 처음엔 보험금을 받아보지도 못했는데 오른 금액을 내기가 억울합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나이도 먹었고 물가 상승률도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또 금방 잊습니다. 그렇게 보험금만 꼬박꼬박 잘 내는 '우량(?)' 고객이 됩니다. 바보같이.
보험금은 자동으로 갱신되는데 청구는 수동이라 불편해
우리가 보험 청구를 쉽게 하지 못하고 미루는 현실적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각각의 이유는 사소하지만, 엄청난 금액이 보험사의 이익으로 남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번거로워서
>>> 다녀온 병원을 어떻게 다 찾아서 서류를 갖춰서 내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매일 이어지는 생업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 금액이 적아서
>>> 일정 금액을 빼고 주는 거라 얼마나 되겠어? 몇천 원 받겠다고 그 고생을 해야 하나? 하지만 그 금액들의 총합은 생각보다 큽니다. 승승장구하는 보험사들의 연말 성과 뉴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 청구 절차나 방법, 수단을 몰라서
>>> 고령으로 갈수록 어플이나 모바일 청구 활용 능력이 떨어져서 결국 보험 청구를 포기합니다. 그래도 보험금 납부는 꼬박꼬박 하는 현실, 가끔은 현실적으로 적금을 드는 게 그래도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여러 번 반복해서 보내야
>>> 주민센터에서 팩스를 발송하거나 모바일로 사진을 보내도 해상도 문제로 여러 번 반복해서 자료 요청을 하면 수차례 시도하고도 지쳐서 포기하게 됩니다.(제 경험상, 모바일 팩스에서 찍은 사진을 '자동'설정을 해야 보험사에서 정상으로 인식하더라고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제도'가 드디어 10월 25일부터 시행된다고는 합니다.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보험업 법)은 의료기관이 보험금 청구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전자적으로 직접 전송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요, 전산화된 서류는 의료기관에서 중계기관을 거쳐 보험사에 전달하도록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의료기관에서 보험사로 직접 자료가 전송되어 고객은 서류를 일일이 갖추어야 하는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정보 이슈와 함께 의료계와 보험계간의 실리(이익)를 위한 샅바 싸움이 아직 진행 중이라 실제로 얼마나 고객들이 효과를 체감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참여 병원도 극히 일부(병원의 7% 정도만)라고 하니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 우린 계속 '수동'으로, '고객이 직접' 증빙하고 서류 제출을 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건강보험의 부담을 줄여보겠다고 개인이 실비보험을 가입했지만 실비보험 청구 과정에서 보장을 믿고 가입한 보험이 의료자문 보험급 부지급으로 결론 나서 실제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꽤 많습니다. 보험금은 자동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동의 여부에 대해 거부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인상이 됩니다. 보험사 편의주의적인 것으로 싫으면 고객이 보험을 해지해야 합니다. 점점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범위는 줄어들고 사보험 보장에 기대야 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마당에 보험금 청구 절차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고객들은 무엇 때문에 스스로 보험을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들 수밖에 없습니다. 막말로! 내가 낸 돈을 보장 약속한 만큼 받겠다는데 뭘 자꾸 증빙을 하라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지 않을까요?
2024.10.02-[짧은 생각] 약간 부족하거나 조금 과하거나
'[일상잡多]'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생각] 집에는 가야 하는데, 가야 할 텐데... (7) | 2024.10.23 |
---|---|
[짧은 생각] "아무거나 괜찮아"... 는 이제 그만 좀! (6) | 2024.10.16 |
[짧은 생각] 약간 부족하거나 조금 과하거나 (3) | 2024.10.02 |
[짧은 생각] 2024년 여름은, 무서웠다 (4) | 2024.09.25 |
[짧은 생각] 인생에 전성기요? (0) | 2024.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