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경기가 마지막으로 갈수록 승부를 점치기 어려울 때 단 한 번의 롱 슛이 절대적으로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살아가다가 뭔가 마지막이라고 느끼는 순간, 중요한 딱 한 번의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오는 것처럼!
그 한 번의 결정이 삶을, 혹은 경기를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때문에 때가 되면,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은 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인간적 두려움은 솔직하다
가능할지 불가능할지 알 수는 없지만 사그라져가는 지구의 생명을 자신의 능력으로 구할 수 있다면 어떤 결정을 할까요? 순간의 제안이고 순간의 결정이 필요하지만 머리보다 가슴이, 두려움이 먼저 앞서는 건 정상적입니다. 과학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가 어느 날 덜렁 혼지 우주에 던져지리라 상상이나 했을까요? 부담스러운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인간적 두려움은 솔직합니다. 그래서 실제 우주에 혼자 남겨진 공간의 고요한 순간이 더더욱 밀도 있고 섬뜩하게 느껴집니다.

아무 생명체도 없는 낯선 곳에 혼자 존재한다는 것의 막막함과 두려움, 하지만 주어진 공간에서 또 살아야 하는 그레이스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우주에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우주 속에서 그곳만의 삶을 또 이어가야 합니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사소한 것을 기록하고, 작은 것이라도 시도하며 과정을 확인하기를 반복할 뿐이지만 그래도 삶은 이어집니다. 인간적인 삶 자체에 대한 의미의 유무 여부는 따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알 수 없는 생물체 로키를 만납니다. 유일한 존재 로키와의 소통을 시도하며 교류합니다.
<돈 룩업>에서 수명 연장을 위한 인간의 탐욕이 우주로 뻗어가는 것을 보았다면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실제로 우주를 또 독차지하려는 인간들의 영역 다툼이 치열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돔’의 영역은 아늑해 보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좁디좁은 세상에 갇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충격을 깨웁니다. 이래저래 머지않은 미래에 우주는 많이 소란스럽고 상상 못 할 규모로 파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확신이 듭니다.
소란스러워질 우주의 예고편,
예전에 본 영화들 중 우주와 지구에 관한 것은 많았었지만 그 멋지고 광활한 느낌을 주는 영화들 속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월 e>였습니다. 이번에 본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그 <월 e>의 사람 버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쓰레기 무덤이 된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월 e, 죽어가는 태양과 종말 위기의 지구를 위해 우주로 떠나야 하는 그레이스는 닮았습니다. 세상이 변하는 그 끝에 이르면 인간이 무기력에 잠식될 것이 뻔해 보였던 끔찍함을 각인시켜 준 것이 <월 e>였습니다. 선택의 여지조차 없이 떠밀려서 우주에 던져진 그레이스가 처음 만난 물체 로키와 소통을 늘려가는 과정은 인간이 가진 수단으로 우주에서 나름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무기력하던 <월 e>에서 본 인간들의 모습과는 다릅니다. 무기력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려는 그레이스의 모습, 어쩌면 상상만 하던 우주에서의 생활도 인간 특성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 어디를 가든 인간들의 삶은 인간들이 갖고 있는 특성만큼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 그 공간이 설사 우주라 할지라도 - 생각을 해 봅니다. 로키와의 삶도 지금의 반려견과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처럼 자연스러워 보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자꾸 우주로 눈을 돌리고 나아가려 할까요?! 사람 사는 곳은 결국 다 똑같아질 텐데....???
지구가 아닌 곳, 황량한 우주에서 덜렁~ 정말 혼자구나!라는 것을 깨달을 때 순간의 정적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다만, 죽어가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프로젝트라지만 우주를 죽이러 가는 인간들의 또 다른 영역 확장을 위한 행위로 보여 씁쓸합니다. 머지않아 우주가 아주 많이 소란스러워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프로젝트 헤일메리>에 CG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어마무시한 스케일이 자연스럽게 구현되는 영화 제작 환경은 참 많이 부럽습니다.
아르고 Argo2012
처음엔 무엇도 의도를 의심받지 않습니다. 두 번째면 왜? 를 생각하게 됩니다. 세 번째면 모두가 확고하게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후는 무엇을 해도 그 의심 안에서, 한번 시작한 의심 속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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