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多]

[짧은 생각] 흥 떨어지는 스포츠 경기를 보는 지루함에 관하여

나두매일 2023. 3. 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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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러 종목의 스포츠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경기들이 관중을 앞에 두고 진행이 됩니다. 다소 우울하고 지루했던 일상에 활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스포츠는 내가 직접 하지 못해도 바라볼 때의 그 짜릿함이 있고 응원한 선수나 팀이 있다면 더더욱 집중하는 계기가 됩니다. WBC, 쇼트트랙세계선수권대회, U20 아시안 컵까지 한꺼번에 많은 경기가 진행 중입니다.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기회를 놓친 누군가에겐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자리

 
 
오랜만의 WBC, 한국이 이기면 더더욱 좋겠지만 초반부터 실망스러운 모습들이 반복되고 결국 지는 경기를 계속 보게 됩니다. 경기 결과도 유쾌하지 않지만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선수들의 경기를 대하는 태도가 의아스러웠습니다. 몇몇 장면에서는 프로 선수가 맞나 싶을 만큼 기본기가 안되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무슨 생각을 하며 저런 게임을 하는 건지, 이미 프로에서 충분히 대접(?)을 받고 있어서 절실함이 없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제 관중들은 경기 점수만 보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경기 결과에 매몰되지 않고 경기를 대하는 자세부터 과정, 결과까지 모두를 바라봅니다. 실제로 그 모든 것을 세세히 바라볼 때 점수 이상의 재미를 찾기도 합니다. 그만큼 전문성 외에도 다양한 폭의 관심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운동선수이니 게임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기본적인 것이 되지 못한 상태면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만큼 자신의 숨어있던 잘못들도 고스란히 노출이 됩니다. 
 
 
 
 
스포츠 경기에서 결과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결과에 상관없이 매번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선수가 갖추어야 할 태도입니다. 대충, 설렁설렁하고도 국가대표의 자리에 있고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면 선택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대표성을 갖고 출전한 선수들의 자리는 기회를 놓친 그 누군가가 절실하게 최선을 다하고 싶어 했던 자리입니다. 대표성이 갖는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해 본다면 간절하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수많은 다른 이들에게 부끄러울 것 같습니다. 
 
 
 
 

절실함이 드러날 때 가장 아름답다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절실함이 드러날 때 가장 아름답게 보입니다. 운동 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더라도 수긍할만한 경기력이었다면 그 선수의 최선이었구나 이해할 수 있고 뒷 잡음은 없을 것입니다. 대표가 되기 위해 수많은 과정과 어려움을 견디고 선 자리일 텐데, 실제 경기에서 그 과정을 딛고 온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다면 누구보다 스스로 가장 먼저 실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바라보는 사람은 당연히 흥미를 잃습니다. 더 이상 응원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면에선 스포츠를 바라보는 입장은 냉정합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지나고 대하는 스포츠 경기, 모두가 최선을 다한 경기를 보고 응원하고 싶었지만 안정적인 성적을 원하며 검증된(?) 선수만을 고집했던 경기들은 볼품없이 치러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모험과 도전을 경계하고 그들만의 범위에 진입 장벽을 높이 치고 있는지 또 한 번 깨닫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정해진 틀에서 좋은 결과만 얻고 싶은 보신주의, 관료화된 스포츠의 면목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항상 의외성으로 감동을 주는 스포츠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진정 자식의 성장과 성공을 원한다면 부모는 자식을 무조건 감싸지 말고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둬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처음 출발선에 선 자식이 행여나 좌절할까, 실망할까 걱정이 돼서 타고난 재능만으로 감싸며 온실 속에 가둬둘 때 힘없는 식물처럼 한줄기 성장은 지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폭발력을 갖고 왕성하게 다양한 모습의 열매가 커가는 것을 꿈꿀 수는 없습니다. 
 
 
 
모두 남은 경기에서 그래도 나름의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지만, 스포츠의 본래적 의미나 목적이 아닌 이면을 보며 꽤나 지루했던 시간을 잠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2023.03.07 -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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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말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몇몇 단어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선물'입니다. ‘선물’ 무척 설레고 기분 좋은 말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선물, 누군가를 위해 준비한 선물 모두 어떤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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