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을 추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것은 냄새로 때론 맛으로, 또 어떤 때는 그저 그림처럼 단순한 이미지로 혹운 소리로... 그중 개인적으로 맛에 대한 기억이 특히 강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들 '집밥'을 잊지 못하는 게 아닐까요? 뜻하지 않은 순간에 문득, 여러 가지 그동안 먹어본 맛들 중에서도 멋지고 화려한 요리가 아닌 참 어처구니없고 심지어 음식에 대한 이름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그런 음식들이 먹고 싶은 건 뭘까요? 힘들 때 먹었던 음식을 다시 맛보는 건 힘들던 시간이 떠올라 이것저것 갖은 야채를 잔뜩 넣고 김칫국처럼 끓여 먹던 모양 비뚤 빼뚤하던 뜨끈한 수제비나 고구마에 밀가루와 온갖 콩을 다 넣고 단짠단짠 하게 버무려 먹던 범벅들.... 나중에 어른이 되고 나서 한번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