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라다니는 것과 따라오는 것을 구별할 줄만 알아도 조금은 삶이 덜 고달프지 않을까요?
좋은 일이 생기면 꼭 나쁜 일도 같이 옵니다. 기회가 오면 판단을 흐리는 것도 기회만큼이나 함께 강하게 옵니다. 그 서로 다른 것이 교차하는 순간의 판단이 그 사람의 삶을 다르게 바꿔 놓는다는 걸 알면서도, 그 교차의 순간이 자신에게 닥치면 판단은 흐려지고 순간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결정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선한 쪽으로, 바라던 쪽으로 가는 경우 사람들의 선망이 되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참혹한 비난을 받기도 하고 그 잘못에 대해 두고두고 평생을 살면서 갚아도 끝나지 않을 죗값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은 아니겠지
살다가 가끔 되돌아보면, 그때 그건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었는데... 아쉬움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라면 다른 판단과 행동을 했을 거라 확신하며.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때와 지금은 다르니 지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삶은 고정되지 않고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아쉬움은 여전히 남고 새로운 기회가 생기면 '이번은 아니겠지'에 또 우매한 희망을 걸어봅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자기 확신이 있는 사람이 부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자신에 대해 확신할 수 있게 하는 걸까요?
좋은 일이 생길 때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사람, 혹은 그 좋은 일을 자신의 삶 가운데 마지막으로 여기는 사람, 또 간혹은 좋은 일과 다음은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자신이 생각한 다음 장으로 삶을 이끌어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개 그 안에서 갈팡질팡을 하다가 그만, 삶이 끝나기도 합니다. 삶이 만들어내는 수만 가지 에피소드 중 한 '장(챕터)'이 머무는 시간에 너무 길게 매달려 있다 보면 매달린 줄이 점점 얇아지고 깎이면서 대롱대롱 내용 없이 시간을 소비하고 있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자신의 삶과 자신의 역할이 다르다는 걸 구분할 수 있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집니다.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선배와 후배, 동료와 지인,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관계와 역할들 속에서 자기 삶의 중심이 잘 가고 있는지 매번 확인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매 순간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자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확인하고 스스로 삶을 수정해 가는 과정이 진짜 삶입니다.
어릴 땐 멋지게 성공한 사람을 많이 부러워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티 나게 성공한 듯 보이진 않지만 자신의 모습이 역할보다 안정되어 보이는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자식들도 보란 듯이 드러나 보이진 않지만 작고 소소한 것들을 꾸준히 고집스럽게 지켜내고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너무 크게 겉으로만 드러난 것에 반응하고 집착하지 않았었는지 자꾸 반성하게 됩니다. 예민하게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작은 것은 찰나에 스쳐 지나가서 놓치고 맙니다. 그것을 잡고 자신의 것으로 하나씩 돌을 쌓아가는 사람은 달리 삶에서 방패가 필요 없습니다. 높은 성곽을 쌓지 않았어도 자신의 견고한 확신이 든든하게 쌓여있음을 표정과 태도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따라오는 것을, 좋은 것은 행운이라 하고 나쁜 것은 불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살다 보면 따라오는 것보다 따라다니는 것들이 더 성가실 때가 많습니다. 자신의 역할과 함께 주변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늘 따라다니는 것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우린 자세히 생각하지 않고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일 때가 많습니다. 무엇을 해서 뜻밖의 행운을, 혹은 불행을 만날 수도 있지만 모든 관계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늘 짐이 되고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며 따라붙는 것들이 어느 순간 내 삶을 삼켜버릴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우린 모두 죽기를 각오하고 삽니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갈 곳이 정해진 것이라면 자신의 선택으로 따라붙는 짐을 정리하고 스스로 따라오게 주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분명하게 확신이 생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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