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多]

[짧은 생각] AI가 나에게 연락하면?

나두매일 2026. 7. 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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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확인하고 변경할 것이 있어서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면 당연히 사람이 받고 이런저런 것을 물어보고 처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기업들이 거의 경쟁적으로 도입한 자동응답기능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은 조금 불편해졌습니다. 그러던 것이 빠르게 변화를 겪으며 이젠 고객센터에도 AI가 상담을 할 수 있게 연결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화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직선을 벗어나면 다른 말을 한다

 

여러 시도를 하다가 결국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대표번호를 누르고 안내에 따라 다시 상담사 연결을 위해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어찌어찌 연결이 된 AI상담사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서 하고 싶은 질문을 하면 다른 말을 합니다. 크게 소통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AI수준에 맞추어서 질문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마치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AI의 수준에 맞추어야 하는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지간한 것은 모두 어플로 해결을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을 직접 물어보고 해결을 하려다가 난감해졌습니다. 순간 멈칫,... 어떻게 하지? 사람하고 상담할 수 있게 다시 전화를 해야 하나? 그러다 보니 괜히 시간 낭비를 했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AI의 답변 샘플이 충분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내가 물어보는 질문에 표준 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본적인 의시 전달조차 할 수 없다면 필요성이 뭔지 궁금해집니다. 업종에 제한을 두지 않고 도입한 AI상담이 보편화되는 과정의 일시적인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가장 불편을 겪는 것은 결국 사람들입니다. 자동응답기가 보편화하기까지 노인들의 불평불만은 끊이지 않았었고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 불편이 감소하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누군가 전화를 받지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그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는 합니다.

 

 

 

 

굳이 물어물어 찾아가던 사람들

 

기업의 입장에서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주장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어떤 산업이 되었던 그것을 사용하는 소비자입니다. 물건을 팔고 사는 관계의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 시류에 모두 똑같은 대응을 한다는 것이 조금 이상합니다. 소비자가 궁금해하던 것을 사람도 해결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회사는 매뉴얼에 맞는 대응을 하도록 훈련된 AI를 더 활성화하고 싶겠지만 - 그 바탕에는 늘 비용절감이 우선이겠지만 - 소통과 이해가 뇌에서 함께 일어나는 인간의 입장에서 모든 답변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람 간에 대화할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소통을 하는 방식이 직선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뻗어갈 개연성이 충분히 있지만 방향의 전환은 다른 방식에 익숙해지라고 우리들에게 요구합니다. 내 예약을 확인하는 회사도, 내 상품을 관리하는 회사도 모두 AI로 말을 겁니다. AI가 연락하면 난 받아야 합니다. 그리곤 묻는 것에만 대답을 해야 합니다. 다른 말을 얹을 수도, 요구를 할 수도 없습니다. 인간들도 어느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AI의 질문에 맞는 수준의 대화 능력을 갖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AI처럼 대응해야 하는 표준 매뉴얼을 인간도 장착해야 삶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 벌써 답답합니다.

 

 

 


 

 

AI가 학습되어 어디까지 능력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인간들의 상상력에 기반한 모든 것까지 대체될 수 있진 못할 것이 확실합니다. 다만, 대충 하다가 멈추는 인간들의 행태보다는 월등히 우월함을 가진 존재일 수 있어서 대부분의 인간들에게 보이지 않는 공포를 만들어내는 것일지 모릅니다. 이미 인간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거라는 것은 세상에 충분히 노출이 되었고 사람들도 어느 정도 학습이 된 상태로 보입니다. 더욱더 심화학습을 한 AI를 내놓기 전까지 보류의 의미처럼 들리긴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얼마 전 뉴스에서 고객 대응에는 문제가 있다고 기업들이 눈치챘다는 정도입니다.

 

 

있지도 않은 머릿속의 것을 그리고 다듬고 결국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 과정에서 아귀가 맞지 않을 때 완성을 위해 시간이 걸려서라도 결국 해내고 마는 것이 인간입니다. 맞지 않으면 자를 줄 알고 모자라면 채울 줄 아는 것, 또 때에 따라서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도 함께 상관성을 만들어낼 줄도 아는 것이 인간입니다. AI 가 말을 거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또 사람들은 그 나름의 환경에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내겠지만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 삶인지라, 과도기는 늘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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