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多]

[짧은 생각] 오월, 감사 인사의 서운함에 관하여

나두매일 2023. 5. 3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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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오월!
우린 서로 더 자주 만나고 서로 더 열심히 안부를 묻고 챙기려고 애쓰지만,
그러면서 다른 때보다 또 더 많이 싸우고 다투는 그런 오월이기도 하지 않나요?

 
 
행사도 많고 많은 유혹이 있는 계절, 오월입니다. <가정의 달>이란 이름표를 달고 시작하는 여러 행사들, 매년 어버이날은 수없이 많은 반복이 있었지만, 자식으로서 어버이를 대하는 자세와 어버이로서 자식을 대하는 자세는 왜 매번 일관성이 없을까요?
 
 
 
 

감사 인사도 연습이 필요해요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가족'의 인연으로 만난 사람들, 서로 많이 알 것 같지만 의외로 모르는 구석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또 왜 그렇게 쉽게 마음 상하고 뜬금없이 풀리고를 반복하는지. 특히 오월이 되면 더 자주 만나고 미리 한 번이라도 더 연락해 안부도 묻고 하면서 나들이와 선물의 계획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는 항상 실랑이와 비협조적인 가족 간의 의견 충돌도 발생합니다. 더 돈독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오히려 뭔가를 계획하고 연락하면서 더 많은 의견 충돌과 싫은 소리가 오갑니다. 하지만 챙겨보겠다는 계획은 그래도 흘러갑니다.
 
 
좋은 미음으로 시작해도 자꾸 서운한 마음이 생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또 뭔가를 자꾸 하려고 하는 것이 결국 가족인가 봅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 모든 행사가 끝날 즈음이면 서로 인사를 할 법도 한데 참 인색합니다. 서로 힘들었을 가족을 위해 고생했다, 애써줘서 고맙다, 다음엔 내가 더 잘할게 등등의 인사말을 참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부모 세대에서는 가족 간의 칭찬이 많이 인색했던  같고 그게 세상이 변했다고 새삼스레 말로 나오지는 못하는  같습니다. 평생 해보지 않던 표현이기도 하거니와,   
 
 

√. 사랑한다 - 왠지 낯간지럽고 오글거리고 쑥스러워서 하지 못하는 말입니다. 
√. 미안하다 - 왠지 자신이 약해진 것을 인정하는 것 같아서 혹은 자신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하지 못하는 말입니다. 
√. 고맙다 - 이 부분은 마음은 있지만 당연시하는 측면이 있어서 하지 못하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은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깊은 고민 끝에 제안한 나름의 선물에 대해서는 그냥 고맙다고 합시다.  
 
 
 

 

어색하지만 이제라도 솔직하게

 
 
 
특별한 날을 준비하는 자식들은 이런저런 고민이 있었을 테고 이를 받는 부모의 마음에서도 미안하고 고맙지만 표현을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겨우 에둘러 표현하거나 심하면 오히려 타박(?)을 하기도 합니다.
‘바쁜데 뭐 하러 와’ 이 정도는 이제 그저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려니, 그러려니 합니다. 기껏 애써 해외여행을 보내준 자식들 앞에서,
 
 
‘뭐 생각보다 별로였어. 먹는 음식은 역시 한국이 최고야.’
‘물이 더러워서 함부로 먹을 수도 없고...’
‘서울 하고 뭐 다른 게 없던데?’
등등 왜들 이러는 걸까요? 자식들은 맥이 빠집니다.
 
 
오래간만에 멋진 식사를 계획했건만,
‘다 자리 값이지 음식은 그냥 그러네. 비싸긴 하지?'
 
 
용돈이라도 드리려 하면,
‘됐어. 돈도 없으면서 뭘 줘. 안줘도 돼, 벌이도 시원치 않으면서...‘
 
식사를 하던 용돈을 드리던 그냥 하는 말인 줄 알면서도 자식 된 입장에서 불편하고 서운한 건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로 느끼는 마음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부모가 그럴 때 서운한 건 서운한 겁니다.
 
 
뭘 굳이 이런 걸, 그 값은 아닌 거 같다는 둥 고맙다고 말을 하면 될 걸 빙빙 둘러대며 의도와 다르게 불평불만을 쏟아냅니다. 듣는 사람도 그게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린 걸 알면서도 서운한 마음이 급격히 커지는 순간을  참지 못하고 톡 한마디 같이 쏘아붙이게 됩니다. 참, 서로가 어쩔 수 없습니다. 고마운 건 고맙다고 하고 잘한 건 잘했다고 해야죠. 그 간단한 말을 왜 하질 못하는 건지 답답합니다.
 
 
아마도 자식 입장에서는 더 좋은 것을 더 자주 부모님께 해 드리지 못하는 미안함이 커서일 겁니다. 또 부모의 입장에서는 고사리 같던 자식이 자라 어느덧 성인이 되고 돈을 벌지만 밥벌이라는 것이 얼마니 힘든지 알기 때문에 자식들의 과한(?) 선물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미인함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부모의 마음과 자식의 마음 한가운데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성이 유지되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직, 오월입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고마운 마음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얘들아~, 고맙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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