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크리스천 울프(밴 애플릭)는 자폐아이면서 수학적 재능이 뛰어난 회계사입니다. 신경발달장애 클리닉을 방문한 크리스천의 부모는 험난한 바깥세상을 살아가야 할 어린 아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 크리스천의 타고난 재능을 칭찬하지만 전문가의 말이 위안이 되진 않습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남들과 '다른' 사람을 냉혹하게 대하는 현실에서 아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크리스천과 브랙스턴을 강하게 양육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이 가족임을 가르치며 피해자로 살지 않도록 교육합니다. 엄마와의 이별을 겪으며 혼돈 속에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크리스천 옆에는 항상 동생 브랙스턴(존 번탈)이 함께 합니다. 클리닉에서 커다란 퍼즐판을 두고 혼자 하나씩 완성해가던 어린 크리스천, 마지막 한 조각을 잃어버려 어쩔 줄 몰라하며 난동을 피우던 중 저스틴(앨리슨 라이트)의 도움으로 남은 마지막 한 조각으로 퍼즐 맞추기를 무사히 끝냅니다.
솔로몬 그란디 삶의 끝
크리스천 울프는 한적한 마을에서 'zzz회계사무소'를 운영하는 평범한 회계사이지만 실상은 마약조직, 무기 밀매상, 돈세탁업자, 암살자들과 위험한 거래를 하며 검은돈을 세탁해주고 세금신고를 대행해 주면서 수익을 챙깁니다. 그러던 중 리빙 로보틱스의 부정 회계와 관련해 일을 맡게 되고 회계 오류를 찾아낸 데이나 커밍스(안나 켄드릭)를 만납니다. 크리스천은 감정이 섞이지 않은 말투와 표정으로 데이나를 대하고 데이나의 도움 제안도 거절합니다. 밤새 15년간의 자료를 몽땅 혼자 읽고 쓰고 정리하는 크리스천의 모습은 실로 놀라움 자체입니다. 정리된 자료를 데이나에게 설명하는 크리스천, 이제야 조금 일상적인 대화를 만들어 갑니다. 재무 담당자의 회계 부정을 확인했지만 자살을 하면서 사장은 감사를 강제 종료합니다. 데이나는 자신이 발견한 오류로 한 사람을 자살로 몰아넣었다고 자책 하지만, 크리스천은 강제 종료된 감사를 끝내지 못한 사실에 집착하며 편집증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데이나는 그런 크리스천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한편, 재무부 요원 레이먼드 킹(J.K. 시몬스) 국장은 메리 베스 메디나(신시아 애드대 로빈슨)에게 회계사에 관한 조사를 명령합니다. 자료를 뒤지던 중 그 회계사가 유명한 수학자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쓴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zzz회계사무소'를 통한 자금 세탁 정황을 찾고 '크리스천 울프'라는 이름에 근접하며 킹 국장과 함께 현장으로 향합니다. 퇴직을 앞둔 킹 국장은 자신이 일개 조사관에서 국장까지 오르기까지 그 회계사가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후임을 메디나에게 맡깁니다.
정보 암기와 분석, 숫자 계산에 천재적인 능력을 가졌던 크리스천은 군 교도소에서 정보 분석에 관한 일을 하다가 군 수용소에 들어갑니다. 거기서 국제적인 악당들의 돈세탁과 40년 넘게 감비노 조직의 장부를 관리했던 검은돈의 전설인 프랜시스 실버버그를 만납니다. 그가 상대하던 고객들과 활동 방법도 물려받습니다.
크리스천은 사격 연습을 하던 인근 농장에 침입한 괴한을 잡아 데이나의 위험을 알게 됩니다. 파트너에게 자신에 관한 기록을 삭제하도록 하고, 이전까지의 자신의 룰을 깨고 데이나를 구하러 갑니다. 영문도 모른 채 괴한의 습격을 받은 데이나를 크리스천은 아무렇지도 않게 구해냅니다. 호텔에서 데이나와 크리스천은 서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감을 갖게 되고 서로 비슷한 점도 느낍니다. 부정한 회계의 배후를 알게 된 크리스천은 결국 강제 종료된 감사를 스스로 '끝내기'로 하고 사장을 죽입니다. 이때 사장의 집을 경호하던 브랙스턴을 만납니다. 10년 만의 만남이었지만 동생을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자신의 신분을 바꾸고 크리스천은 트레일러와 함께 사라집니다.
남들의 기준에만 맞추면, 앞으로 영원히 나아지지 않아요
"애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겠어요?"
"정상을 정의해 보시죠."
굉장히 어렵고도 섬뜩한 질문입니다. 우린 모두 다릅니다. 틀린 사람은 없습니다. 서로 다를 뿐입니다. 그것이 장애로 지칭되더라도 그 역시 다른 유형의 다른 모습일 뿐입니다. 하지만 우린 함부로 판단하고 결정해서 말합니다. 잘못된 것처럼... 신경발달장애 클리닉을 시작한 이유를 덤덤히 말하는 저스틴의 아버지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크리스천이 유일하게 통화하는 여자 목소리가 궁금했습니다. 평범한 의사소통이 되고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마지막 장면에서 수화기 너머 여자 목소리의 정체가 밝혀지는 장면에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크리스천이 맞추던 퍼즐보다 더욱 복합적이고 어려운 내용이었습니다. 적절한 액션으로 구성되어 시간의 흐름이 조절된 느낌이지만 이야기를 정리해주는 킹 국장과 메디나의 대화는 영화를 지루하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2022.06.03 - Quest의 연속, 여름밤을 달려봐 Along for the Rid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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