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보기]

편견을 넘어선 우정 이야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1989

나두매일 2022. 6. 24. 20:59
반응형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1989

 

 

  고집이 세고 자존심 강한 데이지 여사(Daisy Werthan: 제시카 탠디 분)는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혼자 운전을 하다 뜻하지 않게 사고를 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놓인 데이지 여사는 당황하지만 내색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아들 불리(Boolie Werthan: 댄 애크로이드 분)는 흑인 운전사 호크(Hoke Colburn: 모건 프리먼 분)를 고용합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걸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지 여사는 고집스럽게도 운전기사가 고용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시합니다. 그런 데이지 여사와 달리 호크는 인내심을 갖고 묵묵히 지냅니다. 평소 유머가 가득하고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호크는 데이지 여사의 냉대와 무시를 견뎌가며 오로지 진실한 보살핌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합니다. 결국 잘난 체하고 고집 불통인 할머니도 그의 참다운 인간성을 겪으며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

 

 

 

  다민족 국가인 미국이 겪고 있던 인종 차별과 종교적 갈등, 신분 차이와 빈부 격자, 사회적 편견 등이 바탕에 깔린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성공한 유대인으로서 모든 행동에 주위의 평판을 신경 쓰는 데이지 여사의 모습과 사업상 불이익이 발생할까 염려하며 루터 킹 목사의 연설에 참석하지 못하는 불리의 사업가로서의 입장 등이 당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런 복잡하고 무거운 내용보다 데이지와 호크 두 노인이 우정을 만들어 가는 소소한 스토리 전개 과정에 더 눈길을 두게 됩니다. 혹여 지루해 보일 수도 있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연기가 이어져 여러 에피소드의 순간순간에 집중하게 됩니다. 데이지 여사의 외출과 집안일을 거드는 호크의 모습과 묘비명을 읽지 못하는 호크에게 읽는 방법을 알려주고 크리스마스에 '선물이란 사실을 끝까지 부정'하며 선물을 건네는 데이지 여사의 모습이 무척 자연스럽고 일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데이지 여사가 마음을 열기까지 호크의 노력도 있었지만 데이지 여사는 나름의 소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됩니다. 호크의 일거수일투족을 의심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지만, 자신의 말처럼 편견을 갖지 않으려는 자세를 유지하고 싶어 했고 그 마음은 루터 킹 목사의 연설에 참석하는 과정으로 보여줍니다.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이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었다고

 

- 마틴 루터 킹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남녀 성별이나 인종간, 세대 간, 사회적 지위, 빈부의 차이 등 문제들이 여러 가치가 서로 다르더라도 서로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늘 그렇듯이 최선을 다하고 있죠

 

 

 

 

 

  치매로 양로원에 머물고 있는 데이지를 오랜만에 불리와 호크가 찾아갑니다. 정신이 흐릿한 가운데 호크를 바라보는 모습에 살짝 미소가 엿보입니다. 스스럼없이 두 사람이 안부를 묻고 대답합니다. 태어나서 한 번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호크와 데이지가 파이를 나눠먹는 장면은 그동안 두 사람의 진실한 우정이 차곡차곡 쌓인 모습을 느끼게 합니다. 곧 죽음을 앞둔 두 노인이 흑백과 사회적 신분을 떠나서 함께 인생 마지막이 다가오는 순간을 함께 나누고 있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안겨 줍니다. 두 사람의 모습에서 진정한 친구를 둔 편안함과 행복함을 보게 됩니다.  

 

  자극적인 영화나 드라마가 많은 요즘 오랜만에 예전 영화를 다시 보며 마음을 다독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모두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가다 보면 여러 인연들을 만나고, 고집도 꺾이고, 새로운 우정도 만들게 됩니다. 인생은 끝날 때까지 그 끝을 알 수 없어서 삶의 모습이야 어떻든, 살아가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평범한 안부 인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어떻게 지내요?

 

최선을 다하고 있죠,

 

그게 인생인 것 같습니다.

 

 

 

 

2022.06.17 - 내 가족 이야기 같은, 더 저지 The Judge 2014

 

내 가족 이야기 같은, 더 저지 The Judge 2014

  능력과 재력 모두를 가진 시카고의 잘 나가는 변호사 행크 팔머(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오래전 떠나온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고향에서 만날 가족들을 생각하면

gruwriting.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