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보기]

에너미 앳 더 게이트 Enemy At The Gate

나두매일 2025. 2. 1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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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화를 가끔 보는 이유는, 절대 가식적일 수 없는 극한의 한계 상황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인간들의 실체를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한계에 노출된 인간은 오직 생존만 생각할 수밖에 없고 처참한 상황에서는 본능대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순간은 인생에 가감이 있을 수 없습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 <에너미 앳 더 게이트>,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을 다루고 있고 실제 했던 역사적 전투에 관한 것입니다. 히틀러와 스탈린의 싸움, 두 전체주의의 싸움은 역사적으로 결국 나치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영화는 그저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병사의 절반을 잃었다 해도 상관없어

 

1942년은 나치가 유럽에서 영토를 넓히며 승승 장구하던 때였습니다. 아시아 대륙의 유전을 향해 볼가강 유역의 스탈린그라드에서 승리가 필요했던 히틀러, 그의 마지막 목표를 향한 시도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영화는 소련의 저격수 바실리와 독일의 저격수 쾨니히 싸움에 집중하지만, 실제로는 2차 대전당시 미국의 동맹국이던 소련과 독일의 싸움 -  히틀러의 나치와 스탈린의 전체주의 체제의 싸움이었습니다. 미국이 만든 2차 대전의 영화에서는, 미국의 우월한 무기와 세계 평화라는 명분에 비해 항상 열악한 무기를 갖고 이상하리만치 우르르  대책 없이 죽던 소련군의 모양새가 다였습니다. <에너미 앳 더 게이트>는 그런 면에서 소련 입장의 새로운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다만, 늙은 정치인들이 벌여놓은 전쟁 판에 던져진 젊은이들의 죽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불바다가  볼가강, 후퇴를 용납하지 않는 무모한 전진 명령과 무책임한 후퇴, 책임지지 않는 수많은 젊은 죽음들,  파시스트들에게 원수를 갚아달라는 어머니의 편지가 한낱 선전선동의 도구가 되고 나치의 무차별 공격에 두려움은 공포가 됩니다.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아무리 자극한다 해도 전쟁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도망가면 배신자가 되고 그저 있자니 죽을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 적군이 아닌 아군에 의한 살상이 벌어지는 전쟁의 광기 앞에, 적의 탱크를 향해 총이 아닌 총알만 들고도 앞으로 진격해야 합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마지막 길에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독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무기로 소련의 스탈린그라드 지키기는 과연 가능한 것일까요? 전쟁의 흉측한 잔해만 남은 도시와 독일의 선전전, 그 안에서 죽은 많은 목숨들이 갖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스탈린괴 볼셰비키의 체제 지키기와 나치의 영토확장을 위한 싸움은 인간 삶에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요?

 

 

 

 

실현할 수 없는 꿈을 가진다는 건 슬픈 일이지

 

강력한 무기를 앞세운 독일군의 공격으로 소련군은 점차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이때 소련군 선전장교 다닐로프(조셉 파인즈)는 선전 전단을 뿌리기 위하여 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가 소련 병사 바실리 자이체프(주드로)의 기막힌 사격 솜씨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의 탁월한 사격술을 보고 다닐로프는 패배감에 젖어있던 소련군에게 승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하여 바실리를 영웅으로 만들어냅니다. 벼랑 끝에 몰린 러시아에게 마지막 방어지인 스탈린그라드에서의 전투는 물러설 수 없는 것이어서 스탈린은 흐루시초프(밥 호스킨스)를 현지 책임자로 파견합니다.. 

 

 

다닐로프의 계획대로 바실리는 나치 장교들을 처단하는 저격수가 되어 어느새 전설적인 소련의 영웅이 됩니다. 바실리는  스탈린그라드행 군사호송열차에서 잠시 본 타냐(레이철 와이즈)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그녀를 향한 다닐로프의 사랑이 더해지며 살벌하고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전쟁 속에서도 각자만의 새로운 삶을 꿈꿉니다.  바실리의 놀라운 사격술로 독일군의 사기가 떨어지자 독일도 바실리를 제거하기 위해 독일군 최고의 저격수 코니그 소령(에드 해리스)을 파견하면서 두 스나이퍼의 두뇌 싸움과, 숨 막히는 심리전이 벌어집니다.

 

 

 

 

1943년 2월 3일 히틀러와 나치의 퇴각으로 소련이 승리합니다. 전쟁에서 필사적으로 살아남은 바실리,  바실리의 승리는 스탈린그라드를 지킨 소련 체제의 승리가 됩니다. 모든 것이 파괴되는 지옥 같은 전쟁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지 못하지만, 어쩌면 하찮게 죽을 수도 있었던 순간에서 매순간순간의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전쟁에서 죽던 아니던.... 다만, 전쟁에선 확실한 죽음 그 자체가 눈앞의 현실이란 것입니다. 

 

 


 

체제의 우월성이던, 인종의 우월성이던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변하고 사라집니다. 그 안에 인간 삶의 모습이 어떠하든 결국 인간은 모두 죽습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직접적으로 물리적인 극한 전쟁의 상황에 놓여있지 않더라도 매일, 매 순간의 삶이 생존을 위해 치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눈앞에 놓인 적은 언제고 불시에 들이닥칠 수 있으니까요.

 

 

 

 

2025.02.01-인투 더 와일드 Into the Wild

 

인투 더 와일드 Into the Wild

대학교 때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형편이 좋지 않아 함부로 나설 수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같은 환경에서도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돈도 없이 떠나던 무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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