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다룬 영화 세컨드 액트(Second Act)는 코믹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유쾌하거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진입 장벽이 높은 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거짓말, 그 거짓말이 거짓임이 밝혀지고 난 후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이면서 그 거짓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그려지고 있어서 좀 불편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어쩌다 신분 세탁으로 가짜인생을 살았던 이야기이다 보니 굳이(?)싶은 그런 생각과 함께 뭔지 모르게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강한 경쟁심이 가끔 무모한 행동으로...
15년간 대형 마트에서 부지배인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만 뛰어난 업무 능력에도 불구하고 초라한 학력 때문에 무시당하던 마야(제니퍼 로페즈).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보이지 않는 학력의 장벽 앞에 무기력합니다. 남자친구의 진심 어린 격려와 사랑이 곁에 있지만 일의 동기부여도 삶의 재미도 잃어갑니다.
자신의 생일 소원을 이뤄주기 위한 친구들의 황당한 노력(?) 덕분에 우연히 대기업 F&C 면접을 보게 됩니다. 컴퓨터 천재인 친구 아들이 만들어낸 마야는 새로운 페이스북 신분과 SNS들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신분이 달라져 빵빵한 학력과 경력, 스펙을 갖춘 능력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신분을 조작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면접을 보고 기업의 고문으로 일을 시작합니다. 현장 경험을 활용해 신제품 개발 경쟁에도 참여합니다. 하지만 새로 얻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인지 사랑하던 남자 친구는 마야의 곁을 떠나갑니다.
마야의 변신과 이야기는 마치 신데렐라처럼 흘러갑니다. 그러다 경쟁자로 만난 부사장 조이, 서로 자신을 소개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마야가 미혼모로 입양 보냈던 딸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신분 세탁을 하며 대기업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결정적으로 입양 보낸 딸을 다시 만나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는 점점 억지스럽게 전개가 됩니다.
진실은 거짓입니다.
마야는 신제품 프로젝트 경쟁에서 이겨 방송을 타고 설명회까지 하게 되지만 결국 진실을 말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리곤 다시 자신의 예전으로 돌아갑니다. 거짓으로 살았던 시간을 과감히 버리고 제자리로 돌아간 마야는 다시 남자친구와 화해하고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아이템으로 ‘먼데이맘즈닷컴’을 만듭니다.
마야는 자신에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이 거짓말을 해야 자신이 원하는 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다른 버전으로 자신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지만 진짜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마야는 우리가 인생의 절반을 뒤돌아보면 그동안의 실수가 아닌 두려움이 우릴 제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마치 자신의 가짜 신분으로 넘을 수 없었던 벽을 넘은 것이 - 마야의 말대로 다른 버전의 자신을 경험한 것이 두려움을 극복한 것으로 이해되길 바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짓은 어떤 정당성을 부여하더라도 거짓이란 사실은 분명합니다. 아마도 이런 점 때문에 해피엔딩으로 멋진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한 마야의 모습을 보면서도 불편함을 거둬들일 수 없는가 봅니다.
자신의 장점을 살려 만들어가는 두 번째 인생은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우린 어떤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할까요? 그동안 무엇에 가장 집중하고 열심히 살았는지, 무엇을 가장 잘하는지, 가장 잘하는 것을 바탕으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면 어떤 행복이 있을지 여러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 2막은 어떤 도전 속에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요?
2023.05.12 - 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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