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보기]

스파이 게임 SPY GAME 2002

나두매일 2023. 5. 2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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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나 지난 영화지만, <스파이게임>은 장르에 걸맞은 요란한 액션은 나오지 않지만 긴장감 넘치는 액션 스릴러입니다.  토니 스콧 감독의 <스파이게임>에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수많은 피와 죽음, 잔인함을 무기로 팔리는 영화들의 식상한 방식과는 달리 치열한 두뇌 게임을 따라 영화가 전개됩니다. 토니 스콧만의 세련되고 날카로운 역동적 연출에 의한 생동감과 영상미 외에도 로버트 레드포드와 브래드 피트의 연기 호흡도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만약 네가 모험을 해서 체포 됐다면 널 구하러 가지 않아

 

 

CIA요원으로서의 삶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출근날이지만 네이선 D. 뮈어 (로버트 레드포드)는 자신의 은퇴 계획을 잠시 미룹니다. 그리곤 긴박한 24시간이 흐릅니다. 홍콩 미 대사관으로부터 날아온 긴급한 소식, 미국 비밀 요원 톰 비숍(브래드 피트)이 중국 쑤차오 감옥에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미 해병대 저격수 출신인 비숍은 뮈어가 비밀리에 훈련시킨 요원입니다.  미, 중간 무역협정을 위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CIA는 중국에서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비숍을 제거할 계획은 세웁니다.  24시간 후면 사형이 예정된 비숍의 제거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비숍의 선임이었던 뮈어를 간부 회의에 부릅니다. 

 

 

 
비숍을 제거해도 문제가 없다는 증거(?)를 얻기 위해 뮈어에게 정보를 요구하지만 뮈어는 자신의 오랜 인맥과 정보망을 동원해 사태를 파악합니다. 비숍의 무단이탈 이유가, 그가 사랑하는 여인(캐서린 맥코믹)이 쑤차오 감옥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알아내고 뮈어는 구출 작전을 세웁니다. 

 


 

왜 내 말을 남이 죽이게 두지?

 

 

뮈어가 비숍을 훈련하고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만남과 대화는 굉장히 건조하고 사무적입니다. 명령과 수행만 있는 냉정한 관계 그 자체입니다. 실수를 하면 구출할 수 없다는 것과 임무 수행 중 정보원에게 역으로 이용당할 수 있는 가능성 등을 모두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뮈어는 오랜 경험에서 자신이 얻은 노하우를 현실적으로 알려줍니다. 하지만 막상 비숍이 궁지에 몰려 희생당하게 된 상황이 벌어지자,  오로지 인간적인 모습으로 대응합니다. 
 
 

 

미중 관계에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비숍의 제거가  필요하다는 걸 눈치챈 뮈어는 시간을 벌고 미 정부에 압박을 주기 위해 언론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CIA는 국가적 이익을 앞세워 '개인 비숍'을 희생해도 좋은 근거 마련에만 골몰할 뿐입니다. 뮈어는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한 CIA 간부들과 끊임없는 눈치싸움을 벌이며 그들의 감시망을 피해 비숍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합니다. 비숍과의 의리 때문이었을까요?  장시간 회의를 하며 치밀한 눈치싸움 끝에 사태 파악이 끝난 뮈어는 '자신의 요원' 구출을 위해  Operation Dinner-Out  짭니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뮈어는 30년간 쌓아온 베테랑 요원으로서의 모든 인맥과 노하우를 동원하여 신속하고 치밀하게 작전을 진행시키고, 드디어 비숍을 구출하고는 유유히 회사를 떠납니다. 구출 작전을 마치고 난 뮈어의 마지막 장면의 멋짐은 굉장히 통쾌합니다. 

 

 


네이선 D. 뮈어의 베테랑다운 저력이 - 정보력과 작전 수행능력과  의리 -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담백한 연기가 빛나기도 했지만 첩보 영화임에도 끝까지 침착한 캐릭터의 존재가 더 크게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잔잔한 에피소드처럼 장면마다의 OST와 함께 때론 슬프기도 하고 또 쓸쓸하기도 한 느낌을 주는 그런 영화, 한낱 소모품일 수도 있는 한 인간의 극한의 상황에서 진짜 빛나는 관계의 진정한 의미가 감동을 줍니다. 뮈어가 자신의 전 재산을 걸고 비숍을 구해내는 의리에서 비정한 스파이 세계에 숨은 인간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을 건 브래드 피트의 풋풋한 연기도 좋지만 아버지 같은 로버트 레드포드와의 조화도 흥미롭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출연작이나 제작작품 모두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흐르는 강물처럼>은 두고두고 꺼내보는 명작입니다. 한국 영화의 장르물도 일률적인 플롯을 극복해 좀 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하고 발랄한 상상력들이 영화화될 때 우리 감정의 회복과 보는 즐거움도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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