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비숍(제이슨 스태덤)은 미국 정부의 의뢰를 받고 기술자(메카닉)로 불릴 정도로 목표물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최고의 킬러입니다. 어느 날 그의 멘토이자 친한 친구인 해리(도널드 서덜랜드)가 죽음을 맞으면서 메카닉으로서 비숍이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됩니다. 해리에게 위험을 알리고 몰래 탈출시키려고 가이드를 제시하는 비숍, 잠시 비숍의 얼굴에 인간적인 고민이 스쳐가지만 킬러로서의 망설임 없는 일처리를 끝내고 아들 스티브를 위로합니다.
전화 한 통 한 적 없는 아버지(해리)와 관계가 좋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죽음으로 스티브(벤 포스터)는 심리적인 충격을 받습니다. 별다른 유언장도 없고, 돈도 없고, 집은 은행에 압류된 상태입니다. 아버지와 자신의 유일한 연결 고리라고 생각하는 비숍, 스티브는 비숍에게 최고의 암살 기술을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복수심으로 가득한 스티브의 요청이었지만 해리에 대한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비숍은 스티브를 받아들입니다. 두 사람은 한 팀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고 우정을 쌓아갑니다. 깔끔하고 완벽한 일처리가 생명인 메카닉으로 거듭나기 위해 스티브는 비숍과 훈련하고 함께하지만, 어느덧 죽여야 할 대상이 적이 아닌 서로 자신들이 되면서 눈치 게임으로 영화의 긴장감은 높아갑니다.
준비된 자가 승리한다
케이프 타운 건으로 딘 샌더슨(토니 골드윈)이 꾸민 거짓말과 음모에 이용당한 것을 알게 된 비숍, 일말의 인간적인 감정 때문이었는지, 졸지에 아버지를 잃은 스티브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스티브는 비숍에게 사람을 죽인 느낌과 과정에 대해 하나씩 차분히 질문을 합니다.
"아는 사람을 죽인 적이 있어요?"
"느낌이 달랐나요?"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은 줬나요?"
킬러들의 대화로서는 평범했지만, 스티브는 아버지의 총이 발견된 순간 비숍이 아버지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낍니다.
"그럼 불시에 죽여주는 게 최고겠군요."
"어차피 죽이는 건데 방법이 무슨 상관이겠어요."
이 한마디로 비숍을 향한 스티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 역시 킬러의 본능이 느껴지는 지점이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제이슨 스태덤이 나오는 영화의 느낌은 항상 007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마도 보트를 타고 가는 장면이나 그의 집 혹은 그의 차에서 가끔 등장하는 신문물(?)과 치밀하게 계획된 폭발 장면과 액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007보다 스케일이 크거나 현란하진 않지만 오히려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구성과 액션이 있어 볼거리가 더 풍부한 듯합니다. 비숍의 성격 또한 아마도 스태덤의 실제 성격과 연관이 있나 싶을 정도로 깔끔하고 까탈스러워 보입니다. 레코드 관리하는 방법과 차를 손수 관리하면서 다른 사람은 절대 손대지 못하게 하는 장면, 타깃을 설정하고 임무를 완수했을 때의 관리 방법 등이 특히 그런 느낌을 줍니다. 제이슨 스태덤의 영화는 액션 영화지만 보고 난 이후 지저분한 잔상이 남지 않고 깔끔, 시원한 인상을 줍니다. 제이슨 스태덤과 함께한 벤 포스터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긴장감과 스릴을 더욱 고조시킵니다. 눈빛과 목소리 톤으로 인물의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벤 포스터의 매력 있는 연기력 역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슬픔과 분노에 찬 스티브가 차를 털러 온 불량배를 해치우던 모습은 살벌했습니다. 비숍과의 관계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순간이 다가오자 팀의 파트너마저 망설임 없이 날려버리는 스티브의 비정하고 냉혹한 킬러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깔끔한 액션이 전개되면서 순간 시간을 잊게 합니다. 굳이 스토리에 몰입하지 않아도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장면들과 빠른 속도 전개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초반과 마지막 장면의 임팩트가 오래 남는 영화였습니다. 그중 영화의 최고 압권은 비숍의 한방이었습니다. 비숍의 레코드를 넘보고 자신의 멋진 차를 타보고 싶어 하던 스티브의 마음을 알아챈 비숍의 카드 한 장,
"스티브, 이걸 읽고 있다면 넌 죽은 거야, 비숍"
2022.04.15 - ALOHA, 보살핌의 정석(The Fundamentals of Caring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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