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多]

[짧은 생각] '리셋'... 그 전에도 조금만 신경 써 줘요

나두매일 2025. 3. 1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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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
아픔이나 괴로움 따위를 거짓으로 꾸미거나 실제보다 보태어서 나타냄. 그런 태도나 말.
엄살을 부리다. 엄부럭, 죽는소리

 

 

컴퓨터가 버벅 거리면 리셋해야 합니다. 간단한 조치로 해결이 되기도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 말 그대로 심각한 조치가 필요해집니다. 기존의 모든 데이터를 손실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업무 중이라면, 더구나 백업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하늘이 노랗게 될 지경입니다. 당황을 넘어 모든 것이 아득해집니다.

 

 

 

 

 

일상의 균형이 무너질 수도

 

 

살면서 우린 인간이기에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 착각입니다. 모든 물건에 기계적 결함이 늘 발생할 수 있듯 우리 삶도 어느 순간 부지불식간에 리셋당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그렇고 건강이 그렇고 그동안 축적된 유무형의 삶이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무방비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잠시 멈춰봅니다. 사진 몇 장과 동영상 몇 개가 한 사람을 증명할 수 없고 기나긴 건강 지표가 한 사람을 나타내진 못합니다. 다양한 다각도의 모습이 한 사람 안에 모이고 축적된 채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다, 문득 어느 지점에서 발에 돌부리가 걸리고 뇌의 파장에 불필요한 찌꺼기가 끼어 덜컹거리게 됩니다. 옴짝달싹할 수 없게 에러가 납니다.

 

 

 

욕심을 부리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오늘은 문득, 너그러이 햇볕 가득한 하늘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그 공기 속을 혼자 숨 쉬며 고요하게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몸이 가끔씩 신호를 보냈지만 그저 무시하고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사라진다고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몸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단지 또 다른 때 다시 강력한 경고를 보내기 전까지 우리가 모를(잊고 있을) 뿐입니다. 어지러움의 반복과 입체시가 불가능한 상태의 반복은 눈을 떠도 볼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생각할 틈도 없습니다. 그저 늘어지는 몸과 아득하게 정신을 놓게 되는 까무러침이 있을 뿐입니다. 이 나이쯤 엄마에게 찾아왔던 뇌경색과 특히 눈이 약하던 그간의 불안감이 증폭되며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어쩌면 균형 있는 시력과 몸의 움직임을 다시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었던 무섭고 두려웠던 시간을 지나 이젠 그래도, 조심하며 서서히 걷고 균형 잡아가며 하나하나 새롭게 바라봅니다. 그저 겸손하게 감사할 뿐입니다. 성격에 맞진 않지만 앞으로는 엄살을 조금 부려볼까 합니다.

 

 

 

 

 

삶엔 백업이 없어요

 

 

살아가면서 때로 일정 부분 과정을 고치고 길을 바꿔서 리셋할 수는 있어도 삶 자체를 백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한 번뿐인 삶이고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한정되어 있어서 제 아무리 특출한 재주가 있다 하더라도 죽고 다시 태어날 준비를 하며 살지는 않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지낸 한 달여의 긴 시간 동안 불안하고 괴로웠지만 덕분에 디지털 디톡스 효과를 본 듯합니다. 아직은 좀 어질어질 하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것을 하나씩 찾아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보고 기억하려 애씁니다. 세상 밖의 모든 알림에서동떨어진 채 보낸 한 달여의 꽤 긴 시간, 생각해 보니 살면서 처음이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생리적인 반응 외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보낸 시간이 처음이었다는 사실이 조금 놀랍지만 몸은 불편한 가운데 꽤 괜찮은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조금은 몸을 사리며 과로하지 않게 조심해야겠다는 결심을 해 봅니다.

 

 

 

건강 때문에 하고 싶은 걸 아예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얼마나 억울한가요? '엄살'이 약하다는 표현이 아니라 살면서 필요할 때 기억해야 할 언어라는 것을 새삼 배웁니다. 스스로 강제하는 시간이 많고 빈틈을 싫어하는 성격일지라도 아주 가끔은 엄살을 부려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완전히 삶이 방전되기 전에 말이죠. 방전의 순간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불가능합니다. 어떤 신호인지 알아차리는 순간이 있길 바라지만 앞만 보고 달리는 순간에는 집중력을 흐트리는 것이라 치부하고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렇게 놓치고, 이렇게 또 조금은 불편한 방식으로 한 해 더 살아있음을 새롭게 환기합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구호가 아니더군요.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다고 했던 것이 오히려 영양의 과잉이 돼 버리고 과로한 상태에서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습니다. 경험하고 보니, 그저 하는 말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구하는 약과 보조제들의 복용에 주의(처방받은 약과 보조제라 하더라도 나빠진 몸의 상태에 따라 효과가 상충하는 경우도 있네요.)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할 땐 전문가에게 반드시 물어봐야 합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 기회에 규칙적인 건강 관리 대상이 되었다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병원을 좀 더 자주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추가되긴 했지만 그래도, 다시 글을 읽고 다시 쓸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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