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서로에게 안부를 물을 때, 특히 예전에는 밤사이 잘 자고 만나면 유독 서로의 안녕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밤사이 안녕하셨냐니!? 그렇습니다. 우린 역사가 긴 만큼 우여곡절도 가득합니다. 아픔은 굽이굽이마다 고여있고 아직도 그 고여있던 고름이 다 빠지지 못한 고비들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단군이 부동산 사기를 당한 거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를 할 만큼 힘든 지형 속에 살고 있습니다. 가난했고 자원은 더더욱 없고 그래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이라 더 나아지기는커녕 무한 경쟁에서 그야말로 모든 분야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하듯 살아내고 있습니다.
정말 안녕한지, 안부를 확인하다
먹을 것이 없어서 히루 한 끼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던 시절, 일부는 잘 먹고 잘 살아도 대부분의 가난은 그 나머지 사람들에게 고루 작용되는 턱에 밤사이 긴 잠을 자고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시절, 부단히 가난하던 시절의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위험의 이유가 지금 더 복잡해졌다는 것일 뿐이지만 지난밤, 여러분은 밤사이 안녕하셨나요? 대부분은 잠을 설쳤을 것이고, 예전의 기억을 더듬는 이들은 치를 떨며 울부짖었을 테고, 설마를 생각했던 사람들, 역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여전히 무관심했을 수 있습니다.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린 어느 순간부터 역사를 영화나 사극의 일부 연출로 배우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제 연배의 사람들은 참담합니다.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다가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반복된 시간에 지치기도 합니다. 오늘 일상을 지켜낸 것처럼 또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지나가겠지만, 지금은 21세기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은 또 늘 벌어지곤 합니다. 특히나 비극은... 원인이 남아있는 한 반복의 특성을 드러냅니다.
선택적 재난 문자여야 할까
23.5월 모닝콜로 놀란 가슴이 24.12.3 잠자리에 들기 전 착잡해집니다. 분가한 자식의 불안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 분초를 다투는 시간을 안절부절못하지 못한 채 보냈습니다. 그래도 일상을 살아야 한다고 다독이면서도 내심으로는 분노가, 기억으로 남은 줄 알았던 박자 맞춰 울리던 군화발소리와 최루탄의 눈물 나던 매움이 다시 빠르게 머릿속을 훑고 갑니다.
늘 재난문자는 수많은 역경을 뚫고 수십 번이라도 도착을 했습니다. 물론 저는 부분적으로 차단을 했지만 그마저도 뚫고 울리던 모닝콜이라 당시 더 놀랐었습니다. 지난밤 일어난 '계엄령 선포'가 한낱 해프닝으로 치부되고, 소동으로, 그저 단순한 대혼란으로 표현되는 말과 기록들에 토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미련해서 꼭 직접 겪어봐야만 아는 아둔한 존재인가요? 역사적 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트라우마에 시달리는지 모르는 건가요? 밤사이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계엄령 선포애 대해서는 문자가 오지 않았습니다. 전쟁이나도 우린 아무런 정보조차 얻을 수 없으리란 추측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경험으로... 국가원수의 긴급기자회견 후 발령된 계엄령에 대해서는.... 대상이,
선택적인 것인가?
계엄은 무엇인가?
오밤중에 갑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하며 대형 포털 사이트가 다운되고 사람들의 불안이 증폭되는 새벽을 견디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의 군화빌 소리가 클로즈업되며 주말 시민들의 정상적인 거리 집회에 완전한 정복을 입고 통제에 나섰던 경찰들, 그리고 지금 오늘 새벽의 긴박하던 6시간,...
역사적으로 우린 많은 죽음을 겪고 보내며 어두운 길을 지나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힘든 새벽을 견디며 어쩌면 우린 아직도 어두운 터널 속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의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우스울 수 있는지, 그 잘못된 판단이 또 얼마나 무모하고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도 다시 배웁니다. 이 상상할 수 없는 무지막지한 시간이 하루 이틀... 어떻게 끝이 날지는 알 수 없지만 긴 싸움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루빨리 무너진 상식이 제자리를 찾는 빠른 지름길이 되길 바라며 사실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2024.11.20-[짧은 생각] 양면의 우월성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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