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네
인생은 미로 같고 사랑은 수수께끼
어디로 갈까? 떠나려 해 봤지만 혼자선 자신 없어
왜 그럴까?
늦춰야만 해
멈취야 만 해
안 그러면 심장이 터져버릴 테니까
내가 아닌 그 무엇이 되려고 애쓰는 건 너무 힘들어
......
나는 한순간에 길을 잃은 소녀일 뿐이에요
두려움을 남에게 보이긴 싫어
인생은 너무 어려워
그래서 나는 우울해
이젠 걱정을 떨쳐 버릴래
그냥 쇼를 즐길 거야
Lenka의 The Show, 빈(브래드 피트)의 딸이 기타 치며 아빠에게 불러주던 노래, 잔잔하지만 발랄하게 빈의 마음을 위로하던 노래입니다. 머니볼은 현재도 오클랜드 어슬렉티스에 남아 있는 빌리 빈 단장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메이저리그 꼴찌 야구단 오클랜드 어슬렉티스는 돈도 없고 선수층도 얇아서 팀 구성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하필 그 시기에 팀을 맡게 된 빈은 구단의 지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팀을 꾸려야 했습니다. 스카우터에서 출발해 단장이 된 빈은 선수를 사기 위해 다른 구단을 방문했다가 피터 브랜드(조나 힐)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예일대 경제학을 전공한 야구 분석가 피터와 빈은 파격적으로 기존 팀을 완전히 해체하고 빌 제임스의 머니볼 이론에 따라 저평가된 선수들을 물색합니다. 데이터에만 의존해야 하는 새로운 시도는 감독과 스텝들과의 잦은 마찰로 불안한 출발을 시작합니다.
트레이드나 방출을 해야 하는 단장의 역할 때문에 선수와 친해지지 않으려 하는 빈,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 싶었던 빌리 빈 단장은 중요한 결정을 합니다. 야구는 확률 게임이라고 합니다. 빈은 선수가 아니라 승리를 사기로 결정합니다. 팀에서 중요성을 인정받던 선수를 과감하게 내보내고 데이터상에 저평가되고 사생활 문제나 잦은 부상, 나이로 외면받던 선수들로 하나둘 팀을 구성합니다. 영화에서 놀라웠던 건 팀에 부름 받은 선수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에 고마운 마음과 흥분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불안도 엿보였습니다. 한 번도 평가에서 정상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과거 때문에 스스로의 능력 한계를 모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빈의 스카우트 제안들이 그것을 일깨우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감독은 감독이기를 포기하고 있었고, 아무도 오클랜드 어슬렉티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을 때였습니다.
"머리 한 발이 낫겠어? 가슴 다섯 발이 낫겠어?"
선수를 내보내야 하는 스카우터의 현실은 냉혹합니다.
선수와 거리를 두고 경기도 직접 보지 않는 빈 단장이지만, 선수들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그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모두가 비난을 하던 시기, 선수들도 의욕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지만 겉보기엔 우습게 보여도 우승팀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빈은 정말 팀 승리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어 합니다.
홈런을 치고도 몰랐던 거죠
시즌이 시작되고 팀은 예상대로 연속 게임을 내줍니다. 연패의 늪이 깊어 가지만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승리의 시점을 잡고 결국엔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연속 20승을 달성합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씁니다.
야구를 자주 인생에 비유하고 9회 말 2 아웃이라도 야구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들 합니다. 실제로 9회 말 2 아웃 이후 전혀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기도 하고 반전의 드라마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면들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빌리 빈 단장은 최고 연봉과 함께 보스턴 레드삭스의 단장직 제안을 받습니다. 정말 승리가 절실했고 패배가 어느 때보다 고통스럽던 시기였지만 마이너리거 제레미 브라운 거포의 홈런 장면을 보고 마음을 결정합니다. 1루에서 2루 가기를 주저하던 선수가 홈런을 치고도 1루에 살아남으려고 발버둥 쳐 비웃음을 사던 장면이었습니다. 홈런을 치고도 그걸 몰랐던 겁니다.
"한때 돈 때문에 진로를 바꾼 적이 있어, 다신 그러지 않기로 맹세했어."
어릴 때 모든 스카우터의 관심을 받았던 시기, 대학을 포기하고 들어선 메이저리그였지만 기대와 달리 실패했고, 좌절했습니다. 이제 자신의 진로를 다시 결정해야 하는 지금, 빈은 야구를 선택합니다.
"야구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자신이 선택한 방식이 맞는지 틀렸는지 알 수는 없지만 스스로를 믿고 실행한다는 건 중요합니다. 문제는 스스로 선택한 방법을 믿느냐는 것이고 확신이 있다면 굳이 남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홈런의 짜릿함과 풀리지 않는 게임의 지루함, 야유가 뒤범벅이 되더라도, 그렇게 조금씩 믿고 9회 말까지 우승을 향해 가는 야구에서 우린 긴 호흡으로 인생을 바라볼 힘을 얻습니다.
"야구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이번 시즌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지 기대가 됩니다. 이제 우리도 걱정을 버리고 즐겨 볼까요? 빌리 빈이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 인생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Just enjoy the show
2022.01.23 - 넷플릭스 로맨틱 코미디 영화 Holidate, 용기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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