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불가능한 것들이 자주 보입니다. 정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가능하지 않을 것들이 그럼에도 가끔씩 일어납니다. 우린 그걸 기적적이라고 말합니다. 평범한 일상에 환기되는 '기적들'은 그렇게 어쩌다 한 번씩 작동합니다. 대부분의 사건 사고에서 발생하는 일들, 사람 목숨이 걸려있습니다. 그래서 잘 되지 못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불가능했던 사건 사고가 어쩌다 잘 해결되면 기적의 기쁨을 맛봅니다.
단순히 오지라퍼인 줄 알았던 사람이 지나치게 자신의 삶에 들어와 간섭을 한다면 유쾌할 수 없습니다. 남의 일에 늘 관심을 갖고 함께 하려는 사람들 그들은 왜 그런 걸까요? 왜 그렇게까지 다른 사람들의 일에 관여하고 싶을까요? 너무 무례하고 일방적이지 않나요? 당사자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모금을 하고 이런저런 참견을 하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영화 <기적은 가까이>의 이야기는 엄마를 잃은 아이가 다시 목숨이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온 가족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의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 우리들
1990년 캔터키주 한 마을, 병으로 아내를 잃고 어린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 에드 슈미트(엘런 리치슨)는 작은 딸의 병증이 더 심해지면서 점점 경제적 어려움에 빠집니다. 미셸(에밀리 미첼)의 병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이 늘고 있지만 딸을 살려야 하는 아빠는 간이식을 위해 방법을 찾아보지만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교회를 나가지만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하는 현실적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우연히 이들을 만난 미용사 샤론 스티븐스(힐러리 스웽크)는 에드의 속사정을 듣고 돕기로 마음먹습니다.
자신의 미용실 손님과 교회 사람들, 마을 사람들을 통해 작은 도움을 모으고 기꺼이 재단 설립을 위해 애씁니다. 문제는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이 쌓여있는 에드의 빚이었습니다. 아내와의 추억이 남은 집을 팔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에드를 설득하지 못한 샤론은 가장 큰 빚인 병원비를 소멸시켜 냅니다. 할 수 없을 것 같던, 말도 안 되는 일을 샤론은 해내고 에드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미셸의 병증은 점점 심해지고 결국 간이식 외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됩니다. 에드는 큰딸 애슐리 (스카이워커 슈즈)의 듬직한 위로와 격려를 받지만 아빠로서 심리적 불안과 압박감으로 괴로워합니다. 그 와중에 지나치게 가족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샤론이 불편합니다. 전단지를 붙이고 방송에 노출하고 자신이 상상한 적 없는 방식으로 가족이 노출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괴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꺼이 도우려고 합니다.
결국, 사람이 사람을 살린다
사람은 누구나 아픈 구석이 하나씩 있습니다. 겉으로 하는 행동이 대부분 자신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스스로 이루지 못한 것, 놓친 것에 대한 보상을 위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실패한 결혼과 싱글맘으로써 보냈던 고통스러웠던 날들, 아들과 점점 멀어지는 자신의 모습이 괴로워 술에 의존했던 샤론이었습니다. 우연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족을 발견한 샤론은 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족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행동들은 - 겉으로는 아픈 미셸을 위한 헌신이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는 과정이었던 것 - 에드만큼 절실해 보입니다.
미국이란 나라 참 알 수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사는 곳, 다양성만큼 문제도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서로 간의 차별은 또 얼마나 끔찍한 사회 문제인가요. 그럼에도 아픈 미셸에 관한 방송을 보고 악천후의 눈보라 속에서도 너도나도 도움을 주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사회라고 저런 이야기가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지독한 자본주의의 나라 미국이지만 생명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보고 그래도 우리 사회보다는 옆사람을 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있구나, 그런 순수한 애씀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사회구나, 모든 것의 가장 기본 원칙- 사람에 대한 것을 가르치는구나... 그랬습니다.
결국, 그런 사람에 대한 생각 바탕들이 위태로워 보이는 미국을 받치고 있는 힘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실화이고 그 아이는 잘 자랐습니다. 어쩌면 죽었을 수도 있었던 아이를 사회와 구성원들이 살려내었습니다. 우린 살 수 있었던 아이가 사회적인 관심과 시스템의 한계로 죽기도 한 걸 이미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영화는 경이롭지만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가 누군가에게 어쩌면 기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주는 이야기, 사람이 결국 사람을 살린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작전명 발키리 Valkyrie
굳이 흑백의 논리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순간에는 결국 두 가지선택지가 남아 고민하게 됩니다. 수많은 선택지를 다 배제하고 갈등하는 지점, 그 안에는 인간의 욕망이 꿈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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