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선택하기 어려운 순간에 모두 살아볼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요? 어느 한 가지만 살아야 하는 한 번 뿐인 인생이기에 아쉬움도 크도 후회도 매번 생깁니다. 그래서 살아보지 못한 인생에 대한 꿈이 가끔은 더 간절하게 느껴지고는 합니다. 현실로는 실현하기 불가능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을 법한 발상, <두 인생을 살아봐> 영화가 제안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항상 작든 크든 매번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if'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만약 내가 이렇게 했더라면, 만약 저렇게 했더라면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때 어떤 선택을 하든 나의 중심을 잘 갖고 살아간다면 그 또한 '괜찮은 삶이며, 선택'이라는 의미를 잘 풀어준 것 같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이야기, 결국 어떤 선택으로 나아가는 삶이던 결국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가끔, 선택이 잘못되어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끊임없는 계획과 실행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내털리(릴리 라인하트)는 룸메이트와 함께 대학 졸업 후 LA에서 성공하기 위한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을 구하고 커리어를 쌓아가겠다는 꿈을 안고 치밀하게 향후 5년간 자신의 앞날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일 뿐인가요? 대학 마지막 날, 10년 이상 친구로 지낸 게이브(대니 라미레즈)와 보낸 밤 이후 내털리는 자신의 계획을 수정하게 됩니다. 자신이 선택한 현실과 실제 고향으로 가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각각의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경험과 비전을 보여줍니다.

여성이 임신으로 선택을 달리하는 과정은 마치 두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각자의 두 가지 현실을 나란히 보여주며 각기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이 교차되면서 그 자체로 그려집니다. 기존의 생각 방식대로라면 자신의 꿈을 접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의 힘겨움과 상실감을 생각하게 되지만 이 영화는 그저 두 가지 다른 선택이 가져오는 생활상의 자잘한 모습을 비교해서 보여줄 뿐입니다.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아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인생이던 자기 삶을 살면 된다
그런 시선 때문에 영화가 불편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또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선택한 삶에 만족이 덜할 때 후회와 함께 비난이나 자책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각자 선택한 이유가 있듯 각자 정당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와 모습이 그려져서 기존의 생각을 많이 깨 줍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했을 때의 길도 가볼 만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다른 선택만큼 다른 시작으로 그때그때의 경험은 다르고 힘든 과정도 다르지만 평행하는 현실에서는 두 가지 모두 그만큼의 살아갈 이유와 가치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선택으로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바로 '나' 자신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선입견 중 하나, 선택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만큼이나 잘못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가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심하게는 성공과 실패를 거론하기도 하지만, 넓게 보자면 인생에서 실패와 성공은 없습니다. 각기 다른 인생이 있을 뿐이고, 각각의 인생 - 삶들은 살아가는 이유가 분명하고 결코 불행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걸 보여줍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취업을 해서 커리어를 쌓고 좋은 남자를 만나는 과정과 갑작스럽긴 하지만 자신의 계획에는 없었던 아이를 낳고 기르며 엄마로서 자신의 꿈을 조금 늦게 만들어가는 두 가지 인생은 둘 다 괜찮습니다. 먼저 시작했다고 성공한 것도 아니고 나중에 시작했다고 실패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살면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현재의 삶을 굳이 불행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쉬워할 이유도 없습니다. 그냥 '각자의 괜찮은 삶'을 살면 됩니다.
어느 길을 가던 자신이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길입니다. 그건 방향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두 인생 중 한쪽은 불행할 거라는 선입견을 과감히 깨버린 영화로 신선합니다. 정답이 정해진 인생이라면 너무 지루하겠지요, 그 정답이 없기 때문에 인생이 재미있는지도 모릅니다.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생긴다면, 가보지 못한 길을 잠시 둘러볼 수 있다면 만나기 힘든 네 잎 클로버를 만난 기쁨으로 그 순간을 누리고 지나가면 그뿐입니다. 직장에서의 괴로움과 육아의 괴로움들, 아마도 내털리의 작품이 인정받는 과정은 자신이 선택한 삶에서 자신의 의지가 충분히 반영되었을 때의 모습일 겁니다. 깊은 숲 속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어느 길로 가더라도 결국엔 큰길에서 만나게 되는 이치와 같습니다. 다만, 먼저 도착하고 나중에 도착할 뿐입니다.
2025.04.18-기적은 가까이 Ordinary Angels
기적은 가까이 Ordinary Angels
살다 보면, 불가능한 것들이 자주 보입니다. 정상적으로 생각해서는 절대 가능하지 않을 것들이 그럼에도 가끔씩 일어납니다. 우린 그걸 기적적이라고 말합니다. 평범한 일상에 환기되는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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