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보기]

소년의 시간 Adolescence

나두매일 2025. 6. 2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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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영국드라마 4부작 <소년의 시간>은 너무도 충격적입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의 학교 생활과 그들의 생각을 보는 내내 놀랍고, 마음이 무겁고, 막막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서 영국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소년의 시간>을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치권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교육청에서 판권을 사고 중고교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보게 했다는 것도 놀랍고, 원 테이크의 연출 기법도 굉장히 신선(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합니다.)했습니다. 전 세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또 하나의 질병 혹은 재앙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이들의 현실이 고스란히 그려지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SNS만 문제인가요? 부모들의 교육이 문제인가요? 아무도 모르게 아이들은 괴물로 자라고 공동체에서 우린 똑같은 괴물을 길러내고 있는 걸까요? 드라마를 보는 동안 끊임없이 질문을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뉴스에서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가장 충격적이었던 아이들 관련 소식은 - 초등학생 아이들이 장난 삼아 병아리가 진짜 죽는지 보려고 아파트 고층에서 직접 병아리를 떨어뜨렸다는 것이었는데, 그 대상이 사람으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드라마입니다.
 
 
 
 

내가 못 생겼다고 생각해요?

 

이제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혐오'가 일상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아무런 판단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부모들은 이런 현실에 대해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죄의식 없는 장난스러운 행위들, 그것이 반복되는 동안 잘잘못과 가치에 대해서는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 이외의 존재에 대한 존중은 더더구나 있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 부모들은, 어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을 해야 하나요? 많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안이 과연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 듭니다. 그나마 호주의 '16세 미만 SNS금지법'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의 SNS제한'을 법률적으로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

 
 
드라마는 13세 소년 제이미(오언 쿠퍼)의 살인을 다루고 있습니다. 같은 학교의 여학생 살해 사건이 일어나고 제이미는 유력한 용의자로 경찰에 체포됩니다. 두려움에 떠는 아이, 자신의 아이가 살인을 했을 리 없다며 경찰의 체포를 믿을 수 없는 가족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은 꽤나 구체적이고 또 꽤나 잔인하고 사실적입니다.
 
 

 
 
수사가 진행되며 살해 가능성에 무게가 기울지만 제이미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상대방이 살해의 원인 제공을 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드러내며 일말의 죄의식조차 없습니다. 부모는 세상의 조롱을 견디고 자식의 현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똑똑하고 귀여운 아들이 살인자가 된 현실, 가족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세상을 살아온 부모들의 충격은 깊은 정신적 고통과 죄책감으로 변합니다.
 
 
 
 

나 그냥 인정할까 봐요

 
알고리즘을 타고 노출되는 SNS의 위험성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노출된 위험이지만 사실 그 위험성을 겪어보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크게 체감하지 못합니다. 특히나 모든 것에 민감한 사춘기 무렵의 아이들에게 무방비한 상태에 고스란히 흡수되는 위험성은 그 결과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사춘기 무렵 정신적 틀이 채 갖춰지지 못한 아이들이 받아들이는 현실은 무엇일까요? 자식들의 요구대로 - 컴퓨터를 사주고, 핸드폰을 사주고, 방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굳이 관심두지 않았던 그 모든 행동들의 결과로 아이들이 어느새 괴물로 자라난다면 부모들은 무엇을 알고 있는 걸까요? 그들은 무엇을 했던 걸까요?
 
 

 
 

나, 그냥 인정할까 봐요
 
수사를 하는 형사도, 심리상담을 하는 선생님도, 자식을 낳아 기른 부모들도 모두 아이들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그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마지막까지 아들을 믿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한 아들의 고백을 들은 아빠는 가슴이 무너집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무엇을 놓친 것일까요? 똑똑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던 아들이 부인할 수 없는 범죄자가 된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세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짧은 기간 동안, 넷플릭스에서 가입 계정(3억여 개)의 3분의 1 이상이 봤다는 이야기, 또래로부터 인셀(비자발적 독신주의자)이라 놀림을 받으며 극심한 여성 혐오에 빠진 소년의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세상을 뒤덮고 있는 집단적 증오와 분노가 알고리즘을 통해 얼마나 급속히 질병처럼 번지고 있는지 그 위험이 어떠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자고 나면 들려오는 폭력들 혹은 드러나지 않은 더 많은 폭력들 속에서 아이들은 그것이 폭력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매일을 살아갑니다. 계속 질문하게 됩니다. 과연, 세상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2025.06.06-투모로우 The Day After Tomorrow 2004

투모로우 The Day After Tomorrow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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