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잡多]

[짧은 생각] 괜찮지 않을 때 생각나는 말, ‘괜찮아’가 아니에요

나두매일 2023. 7. 1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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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일을 당하거나 살면서 힘든 순간이 오면 한동안 견뎌야 하는 시간이 옵니다. 그 끝이 얼마나 길지 가늠알 수 없지만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보내야만 터널을 다 지나갈 수 있습니다. 멀리 끝의 한 점 빛을 바라보며 액셀을 밟고 속도를 조절하며 조금씩 터널밖으로 나아가듯 막연히 바라보며 그저 가야 하는 순간들이 옵니다.

 

 

 

 

기분도 전염이 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누군가 ‘괜찮냐고 물어볼 때’ 쉽게 괜찮다고 말합니다. 그리곤 정말 괜찮아지기도 하고 괜찮은 줄 압니다. 진짜 그런지 여부는 따지지 않습니다. 스스로 믿고 그대로 흘러가곤 합니다.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 토비가 해밀턴에게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가난은 전염병과 같다고 하던 말, 그래서 자신과 주변을 모두 병들게 한다던 말이 생각납니다. 그 처럼 우리 기분도 마찬가지로 쉽게 전염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분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그 분위기는 함께 넓게 퍼지며 옆에 같이 하는 다른 이들의 감정에도 깊게 영향을 줍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빠르게 옮아갑니다.

 

 

 

하지만 괜찮지 않은 순간에는, 괜찮지 않은 감정 그대로 지내길 바랍니다. 억지로 괜찮은 척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야 자신이 어떻게 괜찮아질 수 있는지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정말 괜찮아질 수 없는 순간으로 극복이 불가능해진다 하더라도 그저 체념하는 것과는 달리 나름의 힘겨운 순간을 스스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간혹, 아무것도 아닌 것에 까르르 웃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바라보는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웃고 있는 모습을 깨닫게 됩니다. 이유 없이 말이죠. 선한 영향력이 중요한 한 단면이기도 합니다. 생각을 하거나 볼 때마다 기운이 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그런 기운이 보다 넓게 공유되고 보다 긴 시간 동안 유지되길 희망합니다. 자신이 그 모습의 중심에 놓여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그저 두는 것도 배려입니다

 

 

대학 시험에 떨어지거나 취업이 안 돼서 힘이 들 때 개인마다 느끼는 압박감은 다릅니다. 약간의 여유가 있어서 내년을 다짐하며 돌아서도 마음이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하물며 더 이상 돌아갈 곳도 없고 당장의 생활이 위협을 받는 극한의 입장이라면 상황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빠집니다. 초조하고 불안하고 맑은 생각으로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친한 사이이고 상대방을 잘 아는 사람이라도 같은 상태에 있지 않다면 그런 상태에 공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신이 놓인 상황을 아무리 잘 판단한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두운 동굴 속에 빠졌을 때 잠시 시간이 지나야 어둠을 구분해 바라볼 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잠시 멈춰야 할 때가 있습니다. 끝없이 어둡지만 조금씩 구분되는 사물과 자신의 발밑을 서서히 다져볼 수 있을 때까지. 겉으로는 대개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놓인 상황들은 모두 다릅니다. 그것을 인정한다면 섣부른 위로나 공감 대신 ‘그냥 두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배려가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동굴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려 주는 일이니까요. 옆에 함께 있기만 하면 됩니다.

 

 

 

기쁨도 시간이 지나서 곡선을 그리고 작게 사그라들 듯 힘겨운 시간도 지나고 나면 사라집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어느 구간은 반복적으로 되돌아오고 또 어쩌면 전혀 다른 감정에 도착할지도 모르지만 돌고 돌아 결국엔 자신의 모습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이때 다시 맞이하는 순간의 감정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감정이나 상황은 마음속에서 완전히 다르게 인식됩니다.

 

 

 

 


우리가 조금씩 매일 성장하듯 우리의 감정도 성장하고 변해 갑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순간들이 바라보는 사람들의 섣부른 판단이나 어설픈 위로로 왜곡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삶에 바탕으로 자리할 수 있길 바랍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괜찮지 않던 감정과 상황들에서 반드시 일어서는 순간이 옵니다. 우린 그저 옆에서 그대로 두고 바라보는 일이 필요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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