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던 지루하면 끝까지 할 수 없습니다.
재미가 있거나 지루하지 않아야 해서 시간의 구간을 나누어서 ~ 혹은...이라 옵션을 붙여봅니다.
* 주 3회 실내자전거 혹은 전신 스트레칭
* 주 1회 스케이트 2시간 혹은 수영 2시간
* 주 3회 주기적 혈압 체크
어디서 들어본 듯한, 병원에 검진을 가면 항상 듣는 의사의 권유 표현이기도 합니다. 소식을 하며 주 3회 최소한 30분 이상 운동을 하도록 하라는 말, 말은 많이 들어도 실제 닥치지 않으면 실감하지 못합니다.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이젠 사실 비자발적이지만 스스로 해야만 하는 단계가 되었습니다.
하루 네 끼 먹고 운동하기, 참 벅차다
갑자기 운동과 식사를 신경 쓰는 게 꼭 몸이 굉장히 안 좋아서 시작하는 건 아닙니다. 나이를 먹고 남들 다 먹는다는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뭔지 모르게 신경이 쓰이고 귀찮아서(사실 이 이유가 가장 큽니다) 약을 끊고 건강 지표를 정싱화시켜 보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뿐입니다. 그래도 아직 괜찮을 때 건강을 지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고 그러려면 움직여야만 했습니다.
남들이 다 해보고 세상에 회자되는 평범한 이야기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다들 경험의 누적값이 일반적으로 표현된 것일 뿐. 그래서 식상한 주 3회 이상 운동과 소식으로 여러 번 나눠먹기를 결국, 시작합니다. 새롭게 낯선 습관을 몸에 붙이기 위해서 2달간 일단 한정적으로 기한을 정했습니다. 이유는 혈압약을 끊고 운동과 식사로 몸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욕심일지 몰라도 더불어 나머지 고지혈증 약도 끊고 싶어서... 가 더 간절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간단히 조금씩 먹는 것이 편해서 먹다 보니 어느덧 하루 네 끼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몸에 무리는 없는 느낌이라 아예 한번 먹을 양을 세 번으로 나누고 사이에 과일정도 추가해서 네 번 먹는 것으로 루틴을 정했습니다. 한 달 정도 지나며 나름 정착이 되는 듯합니다. 운동은 스스로 약속한 대로 스케이트와 수영은 격주로, 그리고 주 3회는 가벼운 스트레칭이 되었던 실내 자전거가 되었던 약속한 시간만큼 진행 중입니다.
약도 부지런한 사람이 먹는다
사실 약은 아무나 먹을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 약을 한번 처방해서 먹기 시작하면 약을 끊기는 매우 어렵고 보통은 약의 종류나 양이 늘어나게 마련입니다. 노화는 자연스레 일어나니까요, 점점 늘어나는 몸의 염증은 정말 대단한 각오를 하지 않는 한 몸에서 사라지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약의 양이나 종류가 늘어날수록 모든 스케줄이 내가 아닌 약 먹는 시간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활동의 폭이 좁아지고 그만큼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때 망설임이 본능적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능력을 한정 짓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약한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순간들이 반복될지도 모릅니다.
저는 천성이 게을러서 약을 챙겨 먹기가 너무 번거롭고 어려웠습니다. 제때 챙겨 먹지 못하면 강박처럼 불안하기도 하고(지금 생각해 보면 혈압이 높은 건 아니었습니다. 약 처방을 처음 받을 당시 다른 질환이 의심된다는 말에 놀라서 잔뜩 긴장한 것이 순간 혈압을 올린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가짜 고혈압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사 앞에서만 오르거나 내리는 혈압들이 있잖아요?) 그저 식생활과 운동으로 관리 정도만 하면 되는 것이었을 텐데, 약을 먹으면서 스스로 '난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다'를 마음속에 심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약도 부지런한 사람이 잘 챙겨 먹습니다. 아무나 먹지 못합니다.
살아보니,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고 그 바탕은 건강한 몸과 마음입니다. 그걸 우연히 조금 일찍 알게 된 것이 행운이고 불편한 경험으로 새로운 계기가 되어 다행입니다. 시간이나 횟수에 욕심부리지 않고 몸에 맞는 정도로만 먹고 움직인다면 적당히 건강한 생활이 유지될 것 같습니다.
2023.08.01 - [짧은 생각] 사는 게 '희로애락'이라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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