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겁 없이(?) 읽었던 여러 책들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았던 몇몇 위인들 중 한 사람이 칸트였습니다. 아마도 저의 어린 시절 익숙한 규칙적 생활 패턴과도 연관이 있었을 듯합니다. 대부분 부모님의 훈육 방침상 규칙적인 생활이 강조되던 시절이라, 모든 것은 제자리에 또한 모든 것은 정해진 시간에 해야 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 읽었던 책의 이야기로만 기억해도 시간관념이 철저했던 칸트는 굉장히 훌륭한 철학자로 인식되었습니다. 칸트의 철학까지 깊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얕은 지식 중 하나는 칸트가 철저한 시간 개념을 갖고 생활 속에서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칸트와 관련된 자료에서 보듯 그의 산책 시간을 보고 사람들이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었다던 일화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루틴이 되면 '새로운 시간'을 만들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은 두 가지 면을 생각하게 합니다. 하나는 편리성이고 하나는 자칫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 적용을 해 보면 첫 번째 편리성은 말 그대로 일정한 시간에 아침을 시작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일상생활을 유지해 전혀 바쁘거나 허겁지겁할 일이 없습니다. 제 경우는 등교나 출근 시간을 학교나 회사와 약속한 시간보다 대략 3~40분을 당겨 스스로 설정해 둡니다. 혹여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거나 교통상황이 달라져도 지각을 하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정한 시간 안에 도착이 된다면 3~40분 동안 다른 사소한 개인의 시간을 보낼 여유가 생깁니다. 이렇듯,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해진 패턴을 반복해서 하나의 '루틴'으로 만들면 '새로운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작은 시간들을 나눠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기도 합니다.
한편, 두 번째의 우려대로 틀에 맞춘듯한 일상이 지루할까 걱정도 됩니다. 그러나 역시 그 반대를 경험합니다. 일상의 루틴대로 움직이면 전반적으로 시간을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정한 대로 움직이고 실행하기 때문에 그 외의 시간이나 공간에 여유가 생깁니다. '새로운 시간'이 생기면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 그 이상의 것으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시간을 쪼개어 새로운 계획과 도전도 가능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때 만들어진 새로운 시간에 메모를 정리합니다. 이것도 하나의 루틴이 되면 글의 소재가 풍부해지고 운동을 지속시켜주는 요인이 되어 건강 관리에 큰 작용을 합니다. 지루함이 아닌 새로움을 만들어냅니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것을 하면 시간의 낭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만큼 선택한 것에 집중할 수 있고 휴식할 여유가 생깁니다. 에너지를 덜 사용함으로써 심신이 덜 지칩니다. 이부분은 바쁜 현대 생활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 스스로 돌아보면, 그때 어떻게 그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 놀랄 때가 있습니다. 또 바쁘게 살면서 많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어떻게 저걸 한꺼번에 다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주어진 하루의 총량은 동일합니다. 단지, 그것을 어떻게 구성해서 사용하는지 그 방법에 따라 시간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합니다.
바쁜 사람은 실제로 바쁘지만 더 여유를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전에 어떻게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생활 패턴을 만드느냐가 우선일 듯합니다. 어떤 기준으로 자신의 하루를, 아니 자신의 1주일이나 1년을 계획하고 습관으로 만들어가고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 결국 저녁 하루를 마친 시간에, 1주일이나 1년을 마치는 시점에 그 결과가 드러나게 됩니다. 그때 우린 만족할 수도 있고 때론 크게 아쉬워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1년의 마무리 단계 12월입니다. 그동안의 좋았던 나의 패턴을 되돌아보며 또 다음 해를 준비합니다.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기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그 시작으로, '저녁에 마시는 차 한잔의 시간'을 가져 보려 합니다. 이 작은 시간이 또 어떤 의미를 만들어낼지 궁금합니다. 좀 더 편안한 하루의 진정한 휴식이 되길 바래봅니다.
2022.12.13 - [짧은 생각] 버릴까, 그냥 둘까 매번 같은 고민의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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