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시간이 지나도 종식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직도 매일 십만을 웃도는 확진자와 50여 명을 넘나드는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과연 종식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드는 시점입니다. 문득 다시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꺼내 읽습니다. 소름 끼치게 반복되는 역사를 다시 환기하게 되는 작품 '페스트'를 꺼내 읽으며 인간의 이기심이 맞게 될 그 끝은 과연 무엇일지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참 악착같다
궁극적으로 시간은, 역사는 돌고 돌아 제자리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페스트는 질병이기도 하면서 하나의 징후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소설에서 페스트를 겪으며 반응하는 인간 군상들의 악착같은 어리석음_ 본문에서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참 악착같다' 고 했다_이 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는 점에서 까뮈가 이해한 인간 본성은 '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과 기계 문명의 발달로 조금은 성숙한 인간 본성이 드러나길 바라지만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본성을 바꾸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성실히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묵묵한 삶들의 진정성이 오늘의 인류를 버티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원인 모를 공포 속에서 비루한 변명과 극도의 이기심, 두려움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점점 미쳐갑니다. 시간이 더 할수록 도시 전체의 비정상적인 격리와 강제적인 차단을 겪으며 기계적인 최소한의 관계들만을 유지합니다. 숨 막히는 폐쇄된 공간의 강요된 고독 속에서 남겨진 사람들은 하나둘 죽음을 맞게 되고 그들의 공동체는 고리가 끊겨 나가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 와중에 때때로 모두에게 불행한 시기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사악함들이 득실 거립니다. 관계의 단절로 인해 외로운 고립에 놓이는 막막한 일상이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이제 우린 까뮈의 말처럼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에 의지하며 미래를 위한 '방심의 시간(본문의 표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무책임한 방심들의 유혹 속에서
페스트의 전개_ 전염병의 발발, 발견, 전염, 확대 과정을 거치며 커가는 공포와 조심성, 나와는 무관하고 무심한 일일 수도 있다._를 읽어가는 과정이 매일매일 마스크 속에서 숨 가쁘게 잔 숨을 내쉬어야 하는 현실과 판박이라 소름이 돋습니다. 지금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이 있은 지 2년 7개월(한국의 최초 확진 2020년 1월 20일 기준)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도 매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증가합니다. 알제리 해변도시 오랑시의 폐쇄가 해제되기 직전의 지친 방심들이 지금의 코로나19를 지나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집과 직장만을 오가며 스스로 움직임을 제한하던 모든 일상들이 더위 속에 지쳐가며, 이젠 별일 없으리라는 무책임한 방심들의 유혹과 만나게 됩니다. 떨쳐버리기 어려운 유혹들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인간의 이동이 전 세계적으로 제한을 받으면서 공기의 질이 개선되고 동물들의 삶이 조금 더 활기차게 변했습니다. 원인은 인간의 이기심이 시작점이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세상은 구분할 것입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어떻게 함께 가야 하는지에 대해 인간의 이기심을 버리고 모두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으로 여행을 하기도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해제가 되어 자유로운 일상생활도 가능은 합니다. 이젠 더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길 바랄 뿐이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답은 없어 보입니다. 계속되는 변이와 변종을 접하며 근본적인 코로나19의 종식이 가능은 한 것인지, 지속되는 바이러스를 인류가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세계의 부조리에 반항하는 인간은 지성에 뿌리박은 연대에 의해 행복을 얻는다는 까뮈의 철학처럼, 모두의 생존과 행복을 위해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세계적인 부조리_코로나19를 인간의 지성이 연대해서 극복해야 할 반복된(?) 그 지점에 도달해 있는 것은 아닌지 짧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2022.08.09 - [짧은 생각] 숨겨진 멘탈 맷집 키우기
'[일상잡多]'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생각] '꼴'값하며 살기 위하여 ... (0) | 2022.08.30 |
---|---|
[짧은 생각] 퇴근 길에 만난 '고인 물' (0) | 2022.08.23 |
[짧은 생각] 숨겨진 멘탈 맷집 키우기 (0) | 2022.08.09 |
[짧은 생각] 한밤중에 랜선 음악 여행... (0) | 2022.08.02 |
[짧은 생각] '사랑'에 대한 자유로운 '착각'에 관하여 (0) | 2022.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