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보기]

톰과 제리 다른 버전,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

나두매일 2022. 2. 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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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미세스 스미스 2005


만화가 아닌 영화의 다른 버전으로 톰과 제리를 봤습니다. 쫓고 쫓기는 천적 고양이 톰과 생쥐 제리, 한쪽은 괴롭히고 다른 한쪽은 도망 다니지만 서로 상대방이 없으면 왠지 허전하고, 궁금하고, 신경 쓰이는 그런 관계입니다. 고양이 톰은 늘 제리를 괴롭힐 생각에 몰두하지만 막상 잡고 나면 마음이 약해져서 오히려 꾀돌이 생쥐 제리에게 역으로 괴롭힘을 당합니다. 제리는 톰에 비해 몸집이 훨씬 작아 금방이라도 잡아먹힐 것 같지만 날쌘 꾀돌이로 항상 순둥이 톰을 골탕 먹이고 위기를 벗어납니다. 서로 투닥거리고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지만 막상 서로 안 보이면 그동안 미운 정이 들어 심심해하고 시무룩해집니다. 존과 제인의 관계에서 톰과 제리가 연상되어 흥미롭게 본 영화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인 스미스(앤젤리나 졸리)와 존 스미스(브래드 피트)만 보이는 영화였지만, 그래도 영화 자체로는 풍성한 느낌을 주는 영화입니다.

5 or 6 years


5~6년 전 콜롬비아 보고타, 정부 인사 살해범을 수사하는 경찰을 피해 커플 행세를 하며 잡힐 위기에서 벗어납니다. 서로에게 호감이 생겨 결혼을 하고, 각자 직업을 갖고 정해진 시간에 저녁을 함께하는 평범한 부부 행세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자 다른 조직에 속해 누군가를 죽여야 사는 전문 킬러들입니다. 두 사람은 살기 위해 서로를 죽여야 하지만, 톰과 제리가 스파이크에게 쫓기는 것처럼 두 조직이 합쳐지면서 조직에서 동시에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서로 총질을 하며 죽기 살기로 싸우지만 조직의 타깃이 되면서 둘은 똘똘 뭉칩니다.


음식에 뭔가를 섞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존은 웃으며 같이 저녁 식사를 합니다. 죽여야 하는데 피해 다니면서도 자꾸 깐죽거리는 존, 제인의 화를 돋우다가 깨지지만 인정사정없습니다. 전문 킬러들의 부부싸움, 말싸움보다 현실적 싸움의 액션이 돋보이던 장면들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조직의 요구대로 48시간 내 상대방을 제거해야 하지만 실패합니다. 서로 총을 겨누지만 차마 쏘지는 못합니다. 킬러 일을 하면서 몇 명이나 죽였는지 물어보는 장면, 존은 자신이 5~60명을 죽였다며 뭔가 뽐내 볼 생각이었지만 '동시에 KILL' 할 수 있었다며 312명을 죽인 제인의 승! 존은 무척 자존심이 상합니다. 표정에서 존의 진심이 느껴지는데 억울한 고양이 톰이 보입니다. Mondo Bongo의 경쾌한 리듬을 타고 쇼핑몰에서 조직을 향해 싸우는 장면의 합은 코믹 액션으로 깔끔했습니다.



 

마지막엔 항상 처음을 생각하게 되잖아


영화 내내 전체적으로 음악이 빠지지 않고 흘러나옵니다. 특히,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술집에서 비를 맞으며 춤을 출 때 나오던 Joe Strummer & The Mescaleros Mondo Bongo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2~3번 더 반복해 나오는데요, 경쾌한 남미의 리드미컬한 음악이 영화를 더 달콤하게, 경쾌하고 적당히 가볍게 합니다. 가사가 없이 리듬만 나올 때가 개인적으로 더 좋았습니다. 영화의 Ost로 나오는 Air Supply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 은 자신들을 죽이러 오는 조직원들과 싸우는 장면에서 존이 잠깐 짧게 부르기도 합니다. 첫 만남을 '크리스마스 모닝'이라고 생각하는 존의 제인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쫓아오는 조직과 싸우랴, 결혼에 대한 진실 게임하랴, 고해성사하랴... 틈틈이 자신의 진심을 전하려는 존과 달리 제인은 이때까지도 자신의 감정을 회피합니다.



살림을 몽땅 부수고 살벌하게 싸운 후, 총구멍 난 냉장고에서 음식을 찾아 깨진 글라스에 주스를 나눠 마시며 일하면서 겪은 부상과 후유증이 어떤지 직업병을 공유하며 화해합니다. 오래전 음악 Bob Dylan Lay Lady Lay 가 달콤하게 흐르며 엉망진창이 된 주방이 로맨틱하게 바뀝니다.

부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과 상담을 받는 모습에선 천상 허당스런 남자와 고집스러운 여자의 분명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남편을 속이진 않지만, 몇 가지 비밀이 있을 뿐이라는 제인의 대사는 남자, 여자 모두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5~6년을 살고도 서로에 대해 전혀 몰랐던 부부가 상담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결혼을 유지해 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이지만 '가끔 죽이고 싶을 때가 있어도 그렇게는 못하겠다'는 진심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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