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살해 혐의를 받고 감옥에 갇힌 아내를 3일 안에 남편이 구해야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까? 가능하긴 한 걸까? 이 영화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을 이루고 살던 대학교수가 억울한 살인 누명으로 감옥에 갇힌 아내를 온전히 믿고 탈옥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행복한 가정에 갑작스러운 위기가 발생합니다. 무던히도 무죄 입증을 위해 노력해 보지만 법적 정황 증거로는 아내의 혐의를 결코 벗길 수가 없습니다. 아내는 감옥에 갇히고, 어린 아들은 엄마가 감옥에 갇히면서 시무룩해지고 힘들어합니다. 변호사조차 이길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하길 권합니다. 하지만 존(러셀 크로우)은 법이 구하지 못하는 사랑하는 아내를 자신이 구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습니다.
다들 믿지 않는 어떤 걸 혼자 진실로 믿는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억울한 누명으로 감옥에 갇혀있을 때 우린 그 사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평범한 가장인 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아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존 역시 자기가 믿고 사랑하는 라라 브레넌(엘리자베스 뱅크스)을 위해 자신만의 방식을 모색합니다. 존이 일반인이기에 '탈옥'이라는 설정이 무리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반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존의 의지가 그만큼 절박함을 보여줍니다. 라라가 3일 후에 다른 교도소로 옮겨간다는 소식을 듣고 존은 한정된 짧은 시간 안에 탈옥을 감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실패 없이 철저한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 탈옥에 여러 번 성공했던 데이몬 페닝톤(리암 니슨)을 만납니다. 학구적(?)으로 접근한 탈옥의 시작, 탈출까지 단 3일밖에 주어지지 않는 한계 상황이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점점 높여줍니다. 탈옥에 초점을 맞추던 존에게 데이몬은 탈옥 후에 대해 준비할 것을 이야기해 줍니다. 가족과 함께 지내던 집을 팔고 현금을 확보하고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위조 신분증을 구합니다. 벽면에 시뮬레이션을 하며 철저한 탈출 계획을 짭니다. 흔히 영화에서 볼 법한 탈옥 장면과 다른 점은 행복했던 가정이 한순간 무너진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 하는 가장의 절실한 마음이 돋보인다는 점입니다. 경찰과 두뇌 싸움을 하면서도 존은 괴롭지만 침착하게 하나하나씩 문제를 풀어나갑니다. 돈 때문에 총기를 사용해야 하는 장면, 은행 앞에서 범죄를 망설이는 존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합니다.
존의 강의 중 돈키호테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인간의 선함을 믿는 게 선 자체보다 중요하다.
합리성만 고집하면 영혼이 파괴된다는 거야. 때론 불합리성에 더 강한 힘이 있지.
다들 믿지 않는 어떤 걸 혼자 진실로 믿는다면?
날 미쳤다며 손가락질하겠지?
그게 절망보다 낫잖아?
거기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존...
정해진 시간에 아내의 탈옥을 준비하는 존의 조용하고 침착한 행동들은 과한 액션이 없어도 액션물로써 충분한 긴장감을 보여줍니다. 존의 표정과 동선의 이동을 따라가면서 강력한 탈출을 함께하게 됩니다. 아슬아슬하게 타이밍을 비껴가며 경찰의 수사망을 벗어나는 장면은 세심하게 전개되어 보는 사람조차 숨 막히는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합니다.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냐
영화 내내 러셀 크로우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표정 연기는 무척 좋았습니다. 남들이 뭐라 하던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를 우직하게 믿고 계획을 실행하는 모습은 듬직했습니다. 오히려 라라가 불안해 하지만 아내도 남편을 믿고 따릅니다. 도시 탈출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1초 1초가 긴박한 상황, 내가 존이었어도 아내에게 아들을 포기하고 다음에 데리러 오자고 할 것 같습니다. 아니, 내가 아내였어도 아들을 포기 못한다며 남편을 원망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존과 라라는 결국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같은 마음으로 아들을 만나러 갑니다. 탈옥을 하고도 완전한 가족의 사랑을 놓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긴장 속에서도 어느새 함께 응원하게 됩니다. 영화를 따라가면서 계속 이 가족이 온전히 탈출하기를 소원하게 됩니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보이는 것만 보고 쉽게 결론지어 버리는 현실에 비추어 보이지 않는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더 큰 힘을 갖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긴박한 순간일수록 더욱 분명하게 가족을 지키려고 지혜를 발휘하는 존과 특히 존의 계획을 알고도 말없이 응원해 주는 루크의 할아버지는 묵묵하지만 든든한 가족의 힘 그 자체로 느껴졌습니다.
2022.02.24 - 아물지 못한 상처, 쉰들러 리스트(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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