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보기]

라스트 캐슬 The Last Castle

나두매일 2025. 11. 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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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실행을 해 보지 않은 사람과 그 안에서 직접 삶을 살아낸 사람은 삶의 모양 자체가 다릅니다. 무언가 실행을 하고 그 안에서 살았다는 건, 그 삶 자체의 고통스러운 과정까지도 자기 삶의 매 순간마다 각인시키며 굴곡을 가지고 살았다는 말입니다. 그 과정을 이겨내고 살아남았다는 자체가 이미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낯선 군형무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라스트 캐슬>은 여느 교도소 소재의 영화와는 조금 다릅니다. 군대와 형무소가 결합된 곳입니다. 최악의 군 형무소 트루먼 교도소에는 죄수들과 관리하는 교도관의 감시가 있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죄수들의 정체성이 색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한때, 죄수이기 전 자신들도 조국을 지키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입니다.  군인으로 살다가 여러 이유로 형무소에 수감된 이들입니다. 미국 군인들의 전설적인 장군 유진 어윈도 군형무소에 수감됩니다. 

 

 

 

 

이런 걸 모으는 사람들은 실전 경험이 없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쟁의 상징물을 애지중지하며 돌보는 교도소장 윈터(제임스 갠돌피니 분)와 죽음 속의 전쟁을 치르고 살아남은 퇴역 장군인 유진 어윈(로버트 레드포드), 두 사람은 교도소장과 수감자로 만납니다. 영웅시되는 장군 어윈을 수감자로 맞는 윈터는 자신의 형무소에서 어윈이 수용자로서 지내길 바라지만, 미국 군인들의 전설적 인물로 어윈 장군을 대하는 수감자들의 조금씩 달라지는 태도를 보고 점점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규칙을 어기면서까지 어윈에게 경례한 죄수가 처벌받지만 어윈을 향한 죄수들의 우호적인 태도는 점점 더 자신감을 갖는 모습입니다. 그동안 교도소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부당한 교도소장의 행위들과 사고를 가장한 살인들, 공하나로 수감자들을 좌지우지하려는 유치한 장난 같은  길들이기에 반기를 들지 못하던 수감자들은 어윈의 등장으로 잊고 있던 자신들의 정체성을 되새기게 됩니다. 

 

 

 

 

어윈은 교도소에서 자신들의 성을 쌓으라고 합니다. 교도소장의 요구에 의한 노역이 아닌 자신들만의 성을 쌓으라고 합니다. 어떤 공격도 막아내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수비대가 존대하는 곳에서 깃발을 날리며 자신들의 성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의 반전을 가져옵니다. 생각해보지 못한 수감자들의 독립적인 행위가 윈터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줄타기로 굳이 형을 살지 않아도 될 법한 어윈이었지만, 직접 가까이서 접하는 어윈의 당당한 행동을 본 수용자들은 자신감과 사명감을 되찾아갑니다. 반면, 실전 경험이 없는 윈터는 어윈에 대한 열등감과 콤플렉스로 점점 더 포악해지고 급기야 군사 작전을 감행합니다. 

 

 

 

 

전쟁은, 삶은 사라지고 순간만 남는다.

 

퇴역하고 교도소에 수용된 어윈의 모습은 이미 삶의 여러 과정을 지난 사람의 모습입니다. 교도소장 윈터가 수용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의 목숨과 자신의 처세를 위한 도구로써 다룰 뿐입니다. 교도소장의 허왕된 과시물에 불과한 전쟁을 상징하는 물건들은 그저 볼품없는 쇳덩이에 불과하지만, 전쟁의 포화 속에서 수많은 흉터를 온몸에 새기며 살아남은 사람에게 그 물건은 누군가를 죽인 쇳덩이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헤집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실전으로 살아본 사람과 아닌 사람, 그 두 사람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윈터와 어윈 사이의 긴장감은 사실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형태들입니다. 능력 없이 그저 시기하고 질투하고 깎아내리는 모습은 흔합니다. 그런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이고 생명을 빼앗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습니다. 때문에 어윈의 리더십이 더더욱 빛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갖는지,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왜 중요한지를 생각해 봅니다. 리더십의 모습은 강제성이나 복종이 아닌 사람들의 자발적 존경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존재에 대한 존경과 자발적 헌신을 끌어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최소한 사람들이 가치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아볼 수 있을 때라야 빛이 납니다. 

 

 


 

농구공 하나로 수많은 죄수들을 골탕 먹이고 수감자들의 - 하찮은 삶을 마음대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교도소장 윈터의 수용소에서 캐슬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자신을 위해 성을 만들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떻게 변명을 하더라도 삶은 실전입이라는 것입니다. 매일 매 순간이 실전이고 그 순간은 늘 전쟁 같지만 그 전쟁을 이기는 방법도, 살아남는 방법도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윈턴의 독재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조국이 아닌 자신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진짜 전쟁을 시작한 이유일 겁니다.

 

 

 

 

2025.08.25-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2016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2016

우린 인간이기에 비록 지금 당장은 힘이 들어도 나중에는 좀 더 나은 인생이길 바라며 희망을 안고 살아갑니다. 과정에서야 나락도 떨어지고 오랫동안 멈춰야 할 때도 있습니다. 아무도 장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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