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또보기]

소중하기에 지켜야 하는 삶 , 언포기버블(The Unforgivable, 2021)

나두매일 2022. 3. 2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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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포기버블 2021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언포기버블은 살인죄로 오랜 기간 수감 생활을 하고 가석방으로 나왔지만 루스 슬레이터(산드라 블록)가 쉽게 사회 속에 들어갈 수가 없었던 과정과 냉대를 그린 이야기입니다. 보호 감호 시설에서도, 직업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그녀를 선뜻 받아주는 곳은 없습니다. 루스에게 돌아오는 것은 살인죄에 대한 낙인과 편견에 사로잡힌 의심의 눈초리들 뿐입니다. 한 가닥 희망으로 수감 전 헤어진 여동생 케이티를 찾으려 하지만 동생을 만나려는 권리조차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으로 쉽지 않습니다. 

 

 

 

 

인생에서 용서할 수 없는 것은

 

 

  동생 케이티를 낳다가 죽은 엄마와 아빠의 자살로 어린 동생을 부모 대신 키운 루스, 보안관 살인사건으로 감옥에서 장기간 복역을 합니다. 겨우 5살밖에 안된 케이티가 눈에 밟혀 루스는 감옥에서도 계속 케이티에게 편지를 씁니다. 어떻게 자랐을지, 건강한지, 매번 편지를 쓰지만 어찌 된 일인지 끝내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어린 케이티의 사진 한 장을 품고 그리워하는 루스, 마지막 희망이 케이티를 찾는 것이었지만 사회적 냉대속에 도움을 구하긴 쉽지 않습니다. 루스가 동료 블레이크(존 번탈)에게 전과자라고 자신을 알릴 때, 그 역시 전과자였으나 1년 반이 지나도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루스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마음의 문을 열려고 애써보지만 오히려 전과자란 사실을 고백한 후 경찰 살인범으로 집단 따돌림과 폭행을 당합니다. 어느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과거를 가진 루스의 잘못 때문입니다. 누구도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연이었던 필연이었던 지금 현실의 삶도 지나면 과거가 됩니다. 루스의 필연적(?)인 선택이었지만, 누가 그녀의 과거가 남다르다고 손가락질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적으로 약속된 범위를 벗어났다면 모두 폭행을 당하고 멸시를 당해도 되는 것인지, 그 안에 숨은 수많은 사연과 이유는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인지 참 어려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루스는 예전 케이티와 살던 집을 찾아가 새로 이사 온 무료 변론 변호사 존 잉그럼(빈센트 도노 프리오) 부부를 만나게 됩니다. 무언가 사연이 있을 거라 추측한 존은 루스를 케이티의 양부모와 만나도록 주선해 줍니다. 하지만, 케이티의 양부모는 루스가 케이티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질 것이라 생각하고 케이티와의 만남을 차단합니다. 케이티에게 쓴 편지도 전해지지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된 루스는 분노합니다. 

 

  한편, 루스의 가석방을 알게 된 살해된 보안관의 가족 키스(톰 가이리)와 스티브(윌 풀렌)는 루스에게 복수를 하려 합니다. 루스가 갖고 있는 케이티 사진을 보고 자신들이 당한 것처럼 똑같이 복수하기로 하고 케이티 납치를 계획합니다. 루스에 대한 이들의 복수 계획이 또 다른 용서받지 못할 잘못으로 반복될까 봐 걱정이 되는 순간입니다.  

 

 

 

 

 

 

삶은 그냥 흘러가지 않아

 

 

  케이티를 만나러 공연장으로 가고 싶은 루스,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존의 집으로 가서 도움을 청하지만 존의 아내 리즈 잉그럼(비올라 데이비스)은 냉정하게 거부합니다. 이때 루스의 입에서 나온 부르짖음, " 겨우 5살이었다고요. 내가 다 했다고 말했어요"  아...... 얼마나 슬프고도 충격적이고 울컥해지는 장면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동생의 실수로 벌어진 일을 수습해야 했던 루스, 동생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컸었는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산드라 블록의 연기에 같이 마음 아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실을 알게 된 리즈는 케이티의 연습장으로 루스를 데려다줍니다.

 

  케이티를 납치한 스티브에게 루스가 한 말, '삶은 그냥 흘러가지 않아, 소중한 걸 다 두고 떠나야지.'  소중한 케이티를 두고 긴긴 세월 감옥에서 자신의 삶을 견디며 보냈던 루스의 슬픔이 담담하게 전해집니다. 케이티 납치 사건으로 경찰이 출동하면서 가석방중인 루스는 다시 체포됩니다. 가석방 담당관의 도움으로 풀려나지만, 왜 인생은 이렇게 힘들게 반복이 되는지, 20년 전 케이티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감옥을 향했던 때와 똑같은 상황, 너무나 절망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다행히 케이티와 극적으로 재회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는 됩니다. 어릴 때의 무의식 속에 남아 있던 불편한 기억의 조각들로 자신도 모르게 힘들어했던 케이티, 루스를 만남으로써 막연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어린 케이티를 안고 있는 루스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케이티의 정체모를 불안도 사라졌길 바라봅니다. 영화에서 산드라 블록의 절제된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억울함과 희망, 절망, 분노, 체념, 슬픔을 함께 하게 됩니다. 용서받을 수 없었을 지라도 소중하기에 지켜내야 했던 루스의 삶, 산드라 블록의 명연기가 돋보였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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