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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251

[짧은 생각] 정착해야 할 나이? 왜 떠나고 싶은가

대개는 시간이 지나 나이를 먹으면 어느 정도 안정된 기반을 바탕으로 정착하며 쉬고 싶어 합니다. 주변에서도 은퇴를 하고 한적한 시골(대개는 고향)에서 번잡했던 일상을 떨쳐내고 이젠 좀 여유를 갖고 싶어 하는 로망들을 더러 봅니다. 내 로망은 조금 다른 것 같아 그런데, 전 솔직히 그런 로망이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이 추구하는 안정적인 삶보다 떠도는 삶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궁금한 것들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안정’과 ‘휴식’이란 말에 현혹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저 그런 언어 안에 놓여있고 싶지 않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대체 한순간도 같지 않은 변화무쌍한 삶에서, 한 사람의 인생에서 안정된 시간은 언제란 말인가요? 필요한 휴식은 얼마나 가져야 하는 기간인가요? 휴식..

[일상잡多] 2024.04.09

밤에 우리 영혼은 Our Souls At Night 2017

켄트 하루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 두 노인의 새로운 교류가 만들어내는 감정과 우정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우린 늙어갈수록 크게 웃고 함께 떠들고 왁자지껄하게 사람들과 교류하던 생활의 폭은 급격하게 좁아집니다. 루이스( 로버트 레드퍼드)가 라디오를 들으며 저녁에 혼자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일상을 보내는 적막함은 나이 든 독신의 쓸쓸한 모습입니다. 각자의 생활이 있지만 늙고 혼자일 때 느끼는 궁극적인 외로움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 무섭습니다. 누군가 옆에서 함께 밤을 보낼 수 있다면 잠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끔찍한 밤을 견디기 위해서 애디(제인 폰다)는 이웃인 루이스의 문을 두드립니다. 우리 함께 잘래요? 자식들은 모두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나고..

[영화 또보기] 2024.04.06

[짧은 생각] 똥을 피한 줄 알았는데 시한폭탄이 앞에?

이 지점만 벗어나면 이젠 괜찮을 거라고 믿었지만 그 지점을 벗어나는 순간이 바로 더 깊은 심연에 빠지는 순간이라면? 나락의 끝인 줄 알았는데 더 깊디깊은 나락으로 추락하게 된다면? 너무 끔찍해서 믿고 싶지 않지만 그런 일은 한 개인의 믿음과 상관없이 일어납니다. 선택의 범위가 아니라 주어지는 현상, 하지만 그 현상을 또 살아가야 하는 순간이 오면 벗어날 수 있는 현실인지조차 감이 잡히질 않을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좌절에 빠집니다. 왜 몰랐을까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무슨 일이던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잘한다는 말입니다. 또 나중에 다른 사람을 겪어 보면서 그전 사람이 더 괜찮았다고 평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얼마나 현실이 갑갑하면....

[일상잡多] 2024.04.02

모뉴먼츠 맨 : 세기의 작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전쟁의 한 복판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것 외 특별히 지켜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전쟁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역사에 남는 기록들, 그것은 바로 문화유산입니다. 우리 삶의 모습이 그대로 응집된 역사와 문화유산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지만 더 강력한 정신적 유산으로 시간이 흘러도 후대로 이어집니다. 히틀러가 세계대전을 확대하면서 각국에서 수집하던 귀중한 문화유산들, 그들은 왜 점령지에서 문와유산을 빼앗았을까요? 이 유산들이 파괴되는 것을 막고 그것을 되찾기 위해 특별한 임무를 맡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쟁이 노리는 파괴는 다른 곳에 있다 2차 세계대전, 히틀러에 의해 세기의 걸작들이 사라질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치자 미술 역사..

[영화 또보기] 2024.03.29

[짧은 생각] 그동안 잊고 지냈던 얼굴, 그때의 모습을 알고 계신가요?

사라졌던 얼굴을 찾아볼까요? 사실 젊을 땐 거울을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겨우 아침에 나가기 전 한번 정도? 생각해 보면, 그것도 옷매무새나 머리 정리를 위한 것이지 ‘내 얼굴’이나 ‘나’를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이를 먹고 나서부터 거울을 더 자주 봅니다. 시작은 아마도 새치가 생기면서부터였을까요? 이젠 내 얼굴과 나 자신을 자세히 바라봅니다. 어느 날 세수를 하다가 마주한 거울 속의 얼굴... 낯설기만 합니다. 거울 속의 얼굴이 좀 낯설지 않나요? 그만큼 '나'를 자세히 봐주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너무 바빠서였을까요? 피하고 싶거나 무관심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항상 내가 알고 있는 그 얼굴일 거라고 너무 자신만만했을까요? 세월이 지난 지금 내 얼굴을 바라보다, 문득 예전의 사진을 찾아봅..

[일상잡多] 2024.03.26

포드 & 페라리 FORD v FERRARI

오랜만에 속도감 있는 영화를 봤습니다. , 포드가 실적 부진에 빠져 돌파구를 찾던 중 스포츠카 레이스의 최고 강자인 페라리와의 합병을 시도하지만 자금력에도 불구하고 계획은 실패합니다. 엔초 페라리에게 모욕을 당한 포드는 르망 24시에 나갈 차를 만들도록 지시합니다. 페라리의 아성을 깨기 위해 미국의 유일한 르망 우승자인 캐럴 셸비(맷 데이먼)를 찾습니다. 위함한 순수가 새로움을 만들다 포드사의 제안으로 셸비는 친구 켄 마일스(크리스천 베일)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합니다. 누구보다 자동차를 사랑하고 레이싱을 즐기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생활을 외면할 수 없던 마일스는 거절합니다. 생활인으로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가장으로 레이싱을 포기하려던 순간 받은 제안은 제법 솔깃했지만, 포드라는 거대한 회사 조직의 ..

[영화 또보기] 2024.03.23

[짧은 생각] 중심을 잡기 위해, 자주 흔들리다

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두고 살고 있나? 문득, 스케이트를 타며 떠오른 생각입니다. 강습이 이어지고 실력이 늘어야 하는데 지지부진해지고 있어서 답답합니다. 다리가 한없이 가볍고 몸은 둥둥 떠 있는 느낌., 이상합니다. 스케이트를 타다 보면 어떨 땐 차로 드라이브를 하는 느낌이다가 또 어떨 땐 살짝 과장하자면 비행기를 탄 듯 슝~ 떠오르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나풀거렸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틀렸습니다. 스케이트를 스케이트답게 타야 하는 건데... 중심을 땅에, 바닥에 두고 살아야 현실을 바로 마주할 수 있듯 그래야만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넘어지고 깨질 일은 무한히 남아 있다 허둥지둥 따라가다 힘만 빠지고 도무지 속도도 안 붙고 자세도 무너져 가던 중, 강사님 말..

[일상잡多] 2024.03.19

고흐, 영원의 문에서 At Eternity's Gate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무척 충격적이었습니다. 화가 고흐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와 작품에 관한 내용이지만 영화는 고흐의 작품들이 영상으로 녹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놀라운 기법입니다. 낯선 앵글의 각도와 촬영, 편집 기법까지 마치 영화가 아니라 고흐를 직접 만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1인칭 소설처럼 내레이션으로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고흐의 시선을 따라 함께 움직이고 달리고, 기뻐하다가 슬퍼하다가, 정신을 잃기도 합니다. 우리가 고흐에 대해 생각할 때 불안함과 정신분열, 강렬한 색의 그림들, 광기, 어둠, 우울, 슬픔 같은 부정적인 표현들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가끔 돌아버리는 거 같아 고흐는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그림에서 찾았습니다. 세상을 향한 자신의 이해와 관심과 애..

[영화 또보기] 2024.03.15

[짧은 생각] 겸손(?) 떨다가 망합니다

어릴 때 집에 손님이 오시면 아버지는 항상 가족을 모두 모아서 절을 하게 했습니다. 설날(?)도 아닌데.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나기 놀게 바쁜 때 인사를 하러 부르시면 놀지를 못해 속상한 마음이 들곤 했었습니다. 그래도 가정교육 중 하나로 예의를 가르치기 위한 방법이었던 터라 제가 왜 매번 굳이 절을 해야 하냐며 반기를 들기 전까지 - 더 자라기 전까지는 그럭저럭 말을 들으며 지나갔습니다. '겸손과 겸양'이 몸에 밴 민족 - 나풀거리지 말고 하상 자신을 낮춰야 한다고, 크게 앞서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렇게 하는 것이 큰 미덕으로 알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젊은 청년들에 비하면 우리 세대는 형편없이 자신을 '하찮게'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학교..

[일상잡多] 2024.03.12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He's just not that into you.

He's just Not that into you. 이 명제는 어쩌면 남녀 관계를 이해하는데 가장 진실에 가까운 것일지 모릅니다. 다양한 커플의 관계들 속에서 서로 다른 속내를 갖고 울다가 웃다가, 가끔은 뜬구름 같은 허무맹랑한 희망고문에 시달리다가 문득 현실을 깨달을 때 씁쓸한 마음 한켠을 돌아보게 되는 영화, 입니다. 7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연애를 하고 동거를 하면서도 결혼하지 않는 베스(제니퍼 애니스톤)와 닐(벤 애플릭)의 결혼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을 보며 결혼이 사랑의 마지막 골인 지점이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사회적 약속으로 만들어진 결혼 제도에 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결실인지 아니면, 결혼이라는 장치 안에서 사회적 안정(사회적 인정)을 느끼고 싶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

[영화 또보기] 2024.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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