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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충격적으로 하루를 결석하고 나서,

복잡한 출근길, 다들 아침잠이 채 깨지도 못해 졸면서 가수면 상태(?)로 출근을 합니다. 규칙적인 지하철 소음과 출발, 도착역을 알리는 안내만 반복될 뿐인 지하철 한쪽에서 한 엄마가 통화를 시도합니다. 여러 번 반복한 이후에야 겨우 통화가 연결됩니다. 처음엔 들리지 않는 나직한 소리로 통화가 시작되었지만 여러 역을 지나면서 목소리가 잠시 커집니다. 조용조용 타이르듯 아마도 자고 있는 아이를 깨우는 듯합니다. 챙겨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불러주고 잠시 기다립니다. 자신의 출근길에 전화로 아이를 깨우고 등교시켜야 하는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을 잠시 생각해 봅니다. 출근에 등교시킨 아이는 학교에 잘 갔을까 지하철을 타고 5 개 역을 지나고, 대략 15여분이 지나도록 수차례 발신을 시도하고서야 정상적인 통화가 연결..

[일상잡多] 2022.09.13

맛있고 예쁜 그림 딜리셔스: 프렌치 레스토랑의 시작 2022

오랜만에 서정적인 프랑스 영화를 보았습니다. 배경은 18세기 프랑스, 백성들은 음식이 없어 먹을 수 없던 시절이었지만 귀족들은 고급스러운 요리로 지루함을 달래고 자신들의 위엄을 자랑하던 시기였습니다. 요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요리사 망스롱(그레고리 가데부아)은 새로운 디저트를 선보이지만 혹평이 쏟아지자 샹포르(벤자민 라베른헤) 공작에게 해고됩니다. 귀족에게 음식이란, 일반 백성들에겐 한낱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자신들에겐 따분한 시간을 달래고 자신의 위엄을 높이기 위해 요리 경연과 품평을 늘어놓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습니다. 누구나 생존 외 음식의 맛을 향유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귀족들에 의해 정해진 메뉴만 내어야 하는 것이 못마땅하던 망스롱의 시도는 보란 듯 해고의 구실이 되었습니..

[영화 또보기] 2022.09.09

[짧은 생각] 코로나 확진과 자가 격리, 일상 회복기

코로나 확진이 된 날, 확진자는 95,604명이었고 저도 저 숫자 중 하나였습니다. 사망자는 86명으로 그 수치도 꾸준히 비슷한 숫자가 유지되는 듯합니다. 간혹 기록을 위해 확인하는 것이었지만, 이번 기록은 막상 코로나 확진이 '내 경우'가 되고 나니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코로나 확진 전날, 정기 출퇴근 외 크게 무리한 일정을 보낸 적이 없었는데 살짝 열감이 느껴지고 오싹거리며 몸살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퇴근 후 가볍게 운동을 해야 하는데 도무지 할 수 없을 지경으로 피곤이 몰려오고, TV를 보다가 잠드는 경우가 없었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코로나 확진된 날 1일 차(8/26) 목이 따갑고 피곤한데 살짝 열이 나는 느낌(?) 이 들어서 병원에서 신속 항원 검사를 받았습니다. 3차 접종까지..

[일상잡多] 2022.09.06

딱 30일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2014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회복 불가능한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앞으로 단 30일 간만 살 수 있다면, 또 그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실제 현실로도 누군가에게 간혹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직접적으로 내 경우가 아닐 뿐이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운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나머지 삶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순응하기도, 분노하기도, 슬픔에 빠지기도, 반항하기도,... 여러 가지 모습일 겁니다. 나름의 생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 사람이던 그렇지 못한 사람이던 현실로 맞닥뜨려지는 그 심정은 모두 같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한부 선고가 곧 삶을 사라지게 하진 않습니다. 가끔은 살려고 애쓰다가 정작 삶을 누릴 시간이 없는 거 같아 술, 마약, 여자..

[영화 또보기] 2022.09.02

[짧은 생각] '꼴'값하며 살기 위하여 ...

벌써 오래전 일이지만,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며 '가훈'을 만들어 오라는 과제를 받아 '가훈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아마도 모든 가정이 가훈을 만들어야 하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또 자신들의 평소 생각과 가치관이 반영되어야 하기에 며칠간 꽤 오랜 고민의 시간을 거칩니다. 한 번의 숙제로 치부하고 쉽게 정해서 보낼 수도 있었겠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사람들이라면 그게 안됩니다. 교육과 연관이 돼서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훈'이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발휘하는지 잠시 생각해 봅니다. '가훈' 은 삶의 가지관을 만든다 몇 날 며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 내 멋대로 살자'를 적어 보냈습니다. 물론 나름의 설명과 이유를 꼼꼼히 달아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너무 센' 가훈을 적..

[일상잡多] 2022.08.30

슈필만의 홀로코스트 생존 실화, The Pianist, Le Pianiste, 2002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는 브와디스와프 슈필만(Władysław Szpilman)의 자서전 《도시의 죽음(Śmierć Miasta)》을 영화한 작품입니다. 슈필만은 1935년 당시 국영 폴란드 라디오 방송국의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 중이었고 그날도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던 중 독일군의 폭격을 맞습니다. 영화는 독일, 영국, 프랑스, 폴란드 등 여러 나라에서 합작으로 만들었습니다. 각국의 배역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는 배우가 연기해 실제 당시 상황에 대한 몰입도가 좋았던 영화이고, 한국에서는 2015년 재개봉되었습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슈필만(애드리언 브로디)은 독일군의 폭격 후 가족과 함께 게토라는 특정구역의 수용소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결국 기차를 탄 가족을 잃고 당시 피아니스트로 유명세가 있던..

[영화 또보기] 2022.08.26

[짧은 생각] 퇴근 길에 만난 '고인 물'

코로나가 여전히 아직은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공식적인 거리두기 해제 후 정상 출퇴근을 합니다. 무더위를 핑계로 최소한의 거리 출근과 퇴근을 지향하던 터였지만 오랜만에 습도가 덜한 날을 골라 걷기 퇴근을 시도합니다. 시내 중심가를 지나 집으로 가는 여정이지만 그 안에 생활인들의 여러 모습을 보며 나도 그 안에 스며들어갑니다. 화려한 불빛을 내뿜는 청계광장의 인공 폭포를 뒤로 하고 황학교까지 대략 1시간 반 정도의 '걷기 퇴근'이 나의 건강을 위한 시도였으나 그 끝 지점에 다다르며 문득 만나는 비릿함에 잠시 그 정체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야심 찬 퇴근 걷기 시도 어린 시절 '청계천'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하천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허름한 중고 서점들이었습니다. 연배의 나이또 래들만 ..

[일상잡多] 2022.08.23

자신의 별을 따라 간 비투스 Vitus 2006

우연히 보게 된 스위스 영화, 좀 생소하긴 하지만 스위스의 자연과 풍광을 보며 그들의 영화가 궁금했습니다. 음악과 학문 모든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어린 천재의 성장을 그린 내용이라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영화였습니다. 사람 사는 건 어디나 똑같아서 재능 있는 자녀를 둔 부모의 욕심과 아이의 괴로움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온갖 힘든 과정을 이기고 음악가가 된 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조금 다른 각도에서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해가는 어린 주인공의 당돌함과 고민이 더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좋아하는 것을 버려야 해 아버지(우르스 유커)와 할아버지(브루노 강쯔)가 일상생활 속에서 발명을 하거나 뭔가 자신의 상상 속 물건들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더 나은..

[영화 또보기] 2022.08.19

[짧은 생각] 코로나 19, 다시 읽는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

코로나 19가 시간이 지나도 종식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직도 매일 십만을 웃도는 확진자와 50여 명을 넘나드는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과연 종식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드는 시점입니다. 문득 다시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꺼내 읽습니다. 소름 끼치게 반복되는 역사를 다시 환기하게 되는 작품 '페스트'를 꺼내 읽으며 인간의 이기심이 맞게 될 그 끝은 과연 무엇일지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참 악착같다 궁극적으로 시간은, 역사는 돌고 돌아 제자리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페스트는 질병이기도 하면서 하나의 징후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소설에서 페스트를 겪으며 반응하는 인간 군상들의 악착같은 어리석음_ 본문에서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참 악착같다' 고 ..

[일상잡多] 2022.08.16

힘들지만 가족, 길버트 그레이프 What's Eating Gilbert Grape, 1993

한적하고 작은 시골 마을 엔도라, 때가 되면 줄지어 지나가는 캠핑카를 매번 바라보지만 한 번도 떠나지 못하는 길버트(조니 뎁)는 집안의 가장으로 가족을 돌보며 성실히 살아갑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식품점에서 일하며 장애가 있는 어린 동생 아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아버지의 자살로 충격을 받아 초고도 비만이 되어 움직이기도 힘든 어머니, 누나 에이미와 반항적인 십 대 여동생 앨렌을 돌봅니다. 틈만 나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동생 아니는 어머니의 엄청난 무게와 함께 집안의 골칫거리지만 길버트의 말은 절대적으로 따릅니다. 한편, 캠핑카를 타고 여행 중인 베키(줄리엣 루이스)는 고장 난 차 때문에 엔도라에 잠시 머물게 됩니다. 우연히 가스탱크에 올라가 있는 아니를 따뜻하게 대하는 길버트를 보고 호감을 ..

[영화 또보기] 202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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