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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나의 숨 구멍을 키우고 싶을 때

덥고 나른한 여름날 오후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무심히 바라보는 시간이 좋고, 나뭇잎이 오후 햇살을 받아 아른거리는 그림자를 바라보는 시간도 좋습니다. 아무리 바쁜 하루를 보내더라도 꼭 눈을 돌려 하늘과 바람과 자연을 바라보려 합니다. 시선을 옮기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 편의 조급증과 헐떡거리는 숨소리가 고르게 정렬되는 것 같습니다. '세월아 네월아' , '굼벵이', '늘보'... 이런 사람이 빠른 세상에 적응하며 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급하지 않은 성격에 급하고 빠른 세상을 살아가자니 버겁습니다. 나만의 문제일까 싶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은 건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각자 자신만의 길을 걷다 보면 쉴 곳이 필요합니다. 바라볼 시간도 필요하고 생각할 시간도 필요합니다. 마음속 숨구멍을 키우고 싶은 ..

[일상잡多] 2022.06.28

편견을 넘어선 우정 이야기,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1989

고집이 세고 자존심 강한 데이지 여사(Daisy Werthan: 제시카 탠디 분)는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혼자 운전을 하다 뜻하지 않게 사고를 냅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놓인 데이지 여사는 당황하지만 내색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아들 불리(Boolie Werthan: 댄 애크로이드 분)는 흑인 운전사 호크(Hoke Colburn: 모건 프리먼 분)를 고용합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걸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이지 여사는 고집스럽게도 운전기사가 고용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시합니다. 그런 데이지 여사와 달리 호크는 인내심을 갖고 묵묵히 지냅니다. 평소 유머가 가득하고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호크는 데이지 여사의 냉대와 무시를 견뎌가며 오로지 진실한 보살핌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합니다..

[영화 또보기] 2022.06.24

[짧은 생각] 은행이 사라지면

얼마 전에 동네에 있던 은행이 사라진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노인들이 지역 인구의 6~70%를 차지하고 있고 지역의 특성상 은행이 사라지면 불편이 불 보듯 뻔한 지역입니다. 노인들은 은행을 좋아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모바일 뱅킹에 익숙하고 대면보다 비대면에 익숙하지만 노인들은 자식들이 편하게 사용하라고 체크카드를 만들어 줘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공과금은 당연히 지로를 들고 은행에 가서 직접 내야 안심이 되고, 은행에서 돈을 보내고 영수증을 받아와야 보냈다는 안도의 느낌을 갖습니다. 노령 인구가 점차 급증하고 있지만 그 속도 이상으로 세상은 디지털 세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빠른 세상의 변화 속에 노인들이 적응할 시간조차 부족한 상태에서 노인들은 왜 은행을 좋아하는지, 은행이 사라..

[일상잡多] 2022.06.21

내 가족 이야기 같은, 더 저지 The Judge 2014

능력과 재력 모두를 가진 시카고의 잘 나가는 변호사 행크 팔머(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오래전 떠나온 고향으로 내려갑니다. 고향에서 만날 가족들을 생각하면 내키지 않지만 사랑하는 어머니의 장례식을 위해 고향을 찾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난 행크는 마을의 판사인 아버지(로버트 듀발)가 갑작스럽게 살해 혐의를 받게 되면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면서 잊고 지냈던 가족 간의 얽히고설켰던 불편한 사연이 다시 도드라지게 드러나고 갈등을 재확인하게 됩니다. 제목에서 법정 다툼이 꽤 치열할 것이 예상되는 영화였지만, 재판을 소재로 가족의 갈등과 아픔을 다루면서 낯익은 풍경과 스토리로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이 집안은 망할 ..

[영화 또보기] 2022.06.17

[짧은 생각] 인연의 흐름을 타고

우리는 태어나서 자라고 사회생활을 하며 매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합니다. 어떤 이들과는 긴 세월을 함께 하고 어떤 이들과는 잠시 잠깐 스쳐 가기도 합니다. 어떤 만남에서는 즐거움을 느끼지만 또 어떤 만남에서는 함께 하는 시간이 길수록 지치기도 합니다. 원하지 않아도 같이 가야 할 사람이 있고 원해도 같이할 수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놓여있는 곳이 나를 필요로 하기도 하지만 원하지 않는 곳에 내가 위치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 우리가 부르는 '인연'으로 묶어 말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지금까지 내가 함께해 온 사람들과 함께할 수 없었던 사람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며 내가 함께했던 '인연'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인연의 고리들 엮지 말기 '인연'이란 불교의 인(因)과 연(..

[일상잡多] 2022.06.14

끝내야만 하는 어카운턴트 The Accountant 2016

주인공 크리스천 울프(밴 애플릭)는 자폐아이면서 수학적 재능이 뛰어난 회계사입니다. 신경발달장애 클리닉을 방문한 크리스천의 부모는 험난한 바깥세상을 살아가야 할 어린 아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 크리스천의 타고난 재능을 칭찬하지만 전문가의 말이 위안이 되진 않습니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남들과 '다른' 사람을 냉혹하게 대하는 현실에서 아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크리스천과 브랙스턴을 강하게 양육합니다. 가장 소중한 것이 가족임을 가르치며 피해자로 살지 않도록 교육합니다. 엄마와의 이별을 겪으며 혼돈 속에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크리스천 옆에는 항상 동생 브랙스턴(존 번탈)이 함께 합니다. 클리닉에서 커다란 퍼즐판을 두고 혼자 하나씩 완성해가던 어린 크리스천, 마지막 ..

[영화 또보기] 2022.06.10

[짧은 생각] 꿈과 다르더라도 계속 가야 하는 단 하나의 길

어릴 때, 나중에 커서 어떻게 살지 무엇을 하고 있을지 꿈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보고 듣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10년 뒤 혹은 20년 뒤의 내 모습일 줄 알았습니다. 멋있게 성장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살고 있을 줄 알았지만 현실적으로 밥벌이 정도 할 수 있는 직업을 따라 진로와 학과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온전히 내 인생이지만 내가 선택할 몫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행히 대학을 갈 정도의 성적은 유지하고 있었기에 대학을 진학했고, 졸업 후 취업을 해 직장인으로 살아왔습니다. 밥벌이를 하고 살기에 무난한 삶이지만 한편으로는 지루하고 고요한 생활이었습니다. 평범한 시간을 지나온 어느 날 문득 마음속 깊은 곳에서 드는 의문, 학교 진로 선택 시기에 혹은 직업 선택의 시기에 밥벌이가 다소 힘..

[일상잡多] 2022.06.07

Quest의 연속, 여름밤을 달려봐 Along for the Ride, 2022

사라 데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여름밤을 달려 봐》는 소피아 앨버레즈가 연출 및 각본을 맡은 영화입니다. 부모의 기대에 맞추어 살며 모범생으로 졸업을 앞둔 시기, 오든(에마 파사로)은 대학을 입학하기 전 마지막 여름을 맞아 뭔지 모르게 답답함을 느낍니다. 다른 모습의 자신이 되고 싶어 오든은 아빠와 새엄마가 살고 있는 시골의 작은 해변 마을 콜비로 떠납니다. 오직 학교와 엄마의 울타리 안에서만 지내던 고지식한 모범생의 생활을 벗어나기 위한 일탈로 여행을 선택합니다. 새롭고 낯선 여행에서 마주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과 새로운 친구들과의 만남을 풋풋하게 그려낸 하이틴 영화로 그 나이를 지난 어른들에게도 당시를 추억하며 돌아보는 즐거움을 주는 영화입니다. 불면의 시간을 달려 새로운 낯선 환경으로 옮겨왔지만, ..

[영화 또보기] 2022.06.03

[짧은 생각] 언제 은퇴하면 좋을까?

살면서 우린 여러 번 새로운 시작과 끝의 지점을 거쳐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유아기를 제외하면 그 맨 처음이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교육 제도에서 겪는 입학과 졸업입니다. 초등, 중등, 고등학교의 각기 비슷하지만 성장의 속도에 맞춘 다른 입학과 졸업, 그 모든 과정은 설렘과 두려움을 동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을 가는 시기부터 그 비슷한 행사가 선택적으로 주어지기도, 주어지지 않기도 합니다. 대학의 진학과 사회생활의 시작으로 갈라지는 모습이지만 길게 인생의 한 구간으로 바라보면 결국은 각기 다른 시작점일 뿐이고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점에 놓이게 됩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하고 난 후 맞이할 은퇴, 퇴직이란 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언제까지 일하고 싶은지, 언제 은퇴하면 좋을지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일상잡多] 2022.05.31

상큼한 노년 로맨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2003

해리 샌본(잭 니콜슨)은 20대 '영계'들만 사귀며 60 평생을 플레이보이로 삽니다. 미모의 경매사 마린(아만다 피트)과 둘만의 주말을 보내기 위해 마린 엄마의 해변 별장에 놀러 간 해리는 섹스를 하려던 결정적인 순간 심장발작으로 응급실에 실려갑니다. 생 조(프랜시스 맥도먼드)와 주말을 보내려고 별장에 온 에리카(다이앤 키튼)는 엉겁결에 해리의 건강이 좋아질 때까지 그를 돌봐야 할 처지에 놓입니다. 강인하고 독립적인 성격의 이혼녀 에리카는 한창나이의 딸이 남성 우월적인 데다 나이도 훨씬 많은 남자와 사귀는 걸 못마땅해합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돌봄을 위해 단둘이 며칠을 지내면서 동년배인 두 사람은 공감대를 넓혀가며 조금씩 친구가 되어갑니다. 한 번도 못 겪었던 일이 일어나면 그게 뭔지는 알아봐야 하잖아요..

[영화 또보기]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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