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일상잡多] 124

[짧은 생각]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한 착각

영화 중에서 카렌과 데니스의 대화 장면을 보며 인상적인 주제를 접하게 됩니다. 사랑 없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남편과 정략결혼을 했던 카렌이 데니스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과 결혼해 옆에 있어줄 것을 서로 이야기하는 장면입니다. 아프리카 초원을 떠돌며 사냥을 하고 가끔씩 카렌에게 들르는 데니스는 천성적으로 떠나야 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아프리카에서 정착하며 지내고 싶은 카렌은 데니스에게 제도적인 결혼을 요구하지만 거절당합니다. 그때 데니스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습니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혼동하고 있다는 말, 카렌은 사랑을 원했고 자기 사람이 필요해서 결혼을 해야 했습니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 사이 혼돈을 살다 우리는 자주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혼동하며 지내..

[일상잡多] 2023.01.24

[짧은 생각] 나이를 먹을수록 아날로그가 좋다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전보로 서로 소식을 전하다가 전화를 처음 사용하던 시기, 수동 카메라로 직접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을 수 있었던 시기, 삐삐와 그 이후 지금 기준으로 엄청나게 커다란 휴대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던 시기, 문을 여닫던 흑백 TV가 사라지고 컬러풀한 색상을 자랑하며 점점 얇은 TV가 나오던 시기, 뚱뚱한 컴퓨터가 사라지고 얇은 노트북과 태블릿을 사용하게 된 시기, LP판이 사라지고 CD플레이어가 등장하던 시기, 워크맨이 사라지고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게 된 시기... 아주 오래전 있었던 일들이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성장기와 함께 모두 빠르게 경험했던 것들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빠른 성장이 만들어낸 모습들입니다. 사람 냄새나는 물건들이 이야기를 만든다 나이를 먹을수록 아날로그적인 것..

[일상잡多] 2023.01.17

[짧은 생각] 남들보다 한박자 늦게 살아도 괜찮아

어른들은 어린아이들에게 재미 삼아 아기 때부터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같은 류의 질문을 쉽게 합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한 번씩 듣고 자라게 됩니다. 어린 마음에도 아이들은 철없는 부모의 궁금증에 무의식과 의식의 혼돈 속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단순한 일례지만, 우린 살면서 매 순간 어떤 선택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실시간 선택이 앞에 놓여 있는 셈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지금 일어날까 10분만 더 있을까? 밥을 먹고 나갈까 그냥 나갈까? 오늘은 점심에 뭐를 먹을까?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운동을 해야 하는데, 오늘은 늦을 거 같은데, 내일부터 할까?... 끝이 없습니다. 매 순간마다 주인공이 아닐 수도 있어 매번의 선택 앞에, 우린 머뭇거릴 시간도 없이 결정하고 ..

[일상잡多] 2023.01.10

[짧은 생각] 첫걸음, 처음으로 다시 시작

내가 시작한 첫걸음은 지금 몇 걸음쯤, 어느 지점을 지나가고 있을까? 어느 길이던 첫걸음이 한 걸음으로 끝나지는 않습니다. 위태롭게 첫걸음을 뗀 아기는 부모의 손에 의지하며 두발, 세발 걷다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한 후에야 혼자 걸을 수 있습니다. 걸음을 뗀 스스로에 느끼는 놀라움과 기쁨, 신기해하며 돌아보고 다시 내딛는 걸음이 점점 아장아장 걸음으로, 뜀박질로 바뀌며 성장해 갑니다. 우린 매일 매 순간 새로운 시작을 한다 우리에게 모든 시작, 첫걸음이 없으면 다음은 없습니다. 처음 시작이란 이미지는 모두에게 신선하고 희망을 갖게 합니다. 그만큼 뭔가 ’할‘ 의욕을 줍니다. 긴 인생 중 매년 새해를 시작하며, 우린 나름의 다짐을 하고 애써 이루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결심한 다짐들이 지키기 힘들..

[일상잡多] 2023.01.03

[짧은 생각] 휘어질까? 부러질까?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사람들, 모두 아침 운동에 열심입니다. 출근 시간 훨씬 이전 새벽부터 산책길을 걷고 운동기구로 근력을 키웁니다. 대개가 중년 이상의 사람들입니다. 가만히 보면 빠르게 걷지 못하는 걸음걸음들, 어깨의 한쪽을 펴지 못해서 구부정한 상태에서 한쪽만 기구에 기댄 채 팔을 들어 올리는 모습들, 어딘가 활기찬 모습이라기보다는 어느 한 부분 굳어지는 것들을 풀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변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자연도 세상인심도, 사람의 몸과 마음도 모두 변합니다. 태어날 때의 그 보드랍던 아기의 손은 성장하고 세상을 살면서 점점 거칠고 딱딱한 노인의 손으로 변합니다. 어릴 때의 말랑말랑한 스펀지 같던 마음과 뇌도 성장기를 거치고 어른이 되면서 역시 수많은 경험 속에서 고..

[일상잡多] 2022.12.27

[짧은 생각] 칸트의 시계를 따라하면 좋은 이유

어릴 때 겁 없이(?) 읽었던 여러 책들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았던 몇몇 위인들 중 한 사람이 칸트였습니다. 아마도 저의 어린 시절 익숙한 규칙적 생활 패턴과도 연관이 있었을 듯합니다. 대부분 부모님의 훈육 방침상 규칙적인 생활이 강조되던 시절이라, 모든 것은 제자리에 또한 모든 것은 정해진 시간에 해야 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 읽었던 책의 이야기로만 기억해도 시간관념이 철저했던 칸트는 굉장히 훌륭한 철학자로 인식되었습니다. 칸트의 철학까지 깊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얕은 지식 중 하나는 칸트가 철저한 시간 개념을 갖고 생활 속에서 생활했다는 것입니다. 칸트와 관련된 자료에서 보듯 그의 산책 시간을 보고 사람들이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었다던 일화는 굉장히 유명합니다. 루틴이 되면 '새로운 시간'을 만..

[일상잡多] 2022.12.20

[짧은 생각] 버릴까, 그냥 둘까 매번 같은 고민의 언저리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우린 무언가 새로운 정리와 각오를 합니다. 코로나의 깊숙한 지점에서 시작한 2022년, 아직도 끝나지 않은 그 상태 그대로이지만 이젠 익숙하게 매일을 지냅니다. 숫자만으로는 처음보다 심각하지만 심리적으로는 익숙함과 지침이 공존하며 그냥 그렇게 지내게 합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보내며 남겨둘 것과 그냥 흘러 보내야 할 것들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봅니다. 해가 바뀐다고 사실 그렇게 큰 의미를 두고 환경을 바꾸거나 생활을 바꾼 기억은 없습니다. 시기적으로 혹은 주변 분위기상 그렇게 비슷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려고 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해가 바뀌거나 계절이 바뀔 땐 스스로 먼저 주변을 정리하고 돌아봅니다. 매번 드러나는 욕심의 흔적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정리와 집..

[일상잡多] 2022.12.13

[짧은 생각] 첫 겨울 월드컵을 바라보며

코로나로 전 세계가 깊은 공포 속에 죽음과 생존으로 온통 몸살을 앓는 과정에서 스포츠 경기 일정도 달라졌습니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이 그것입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코로나의 감염 확산으로 각국에서도 정상적인 스포츠 경기를 치르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관중이 있는 경기가 가능해지고 사람들의 각국 간 이동도 훨씬 쉬워졌습니다. 월드컵 유치 비리 및 경기장 조성 과정의 노예 노동자 사망, 성소수자 탄압 등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시작한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뿐 아니라 참가국 각국의 정치적 우려와 문제들을 안고 치러지는 경기는 단순히 축제로써 즐겨야 할 경기가 아닌 그 이면을 자꾸 생각하게 합니다. 세상 어떤 이변도 가능한 시간 전 세계 각 대륙별 국가들의 경기력에 실력 차이도 확인되는..

[일상잡多] 2022.12.06

[짧은 생각] 가족 중 한 명하고만 여행을 가면,

보통 가족 여행을 계획할 땐 온 가족이 화목하게 다녀오는 여행을 생각하고 대부분 그렇게 다녀옵니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실제로는 가족 전체가 다녀오는 여행의 뒷 맛은 즐거움보다는 피로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벼르고 별러서 서로 시간을 맞추고 다녀오지만 비슷한 과정, 비슷한 사이즈를 갖춰 여행을 계획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한 특별히 기억이 남지는 않습니다. 다들 비슷한 여행이 되어서 그런 듯합니다. 그런데 방법을 바꿔서 여러 가족들 중 특정해서 한 사람 하고만 여행을 계획하게 되면 다양한 방법을 찾게 됩니다. 다 아는 것 같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면 모르는 것이 더 많습니다. 작은 기회를 시작으로 새로운 모습을 주고받는 재미가 생깁니다. 단 둘이 여행을 가야 알 수 ..

[일상잡多] 2022.11.15

[짧은 생각] 용감하진 않지만 시작했습니다

올해가 벌써 2개월 남짓 안되게 남았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도 벌써 10개월에 접어듭니다. 블로그 계정이 여럿이거나 오랜 기간 운영한 분들은 대수롭지 않겠지만, 저는 시작이 있기까지 자주 게으르고 또 막막하기만 해서 엄두를 내지 못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더 나중으로 미루면 어느 시점에 후회할 것 같아 ‘무식하게 일단 시작’을 했습니다. 특별히 용기가 대단하거나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 당시에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도할 수가 없을 거라는 절박함이 있었고 그래서 시작했을 뿐입니다. 지나고 보면 다 그렇듯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이 구분 지어 그 결과는 남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도 어설프게 나마 시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생각됩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후회할 게 뻔하니까 글 ..

[일상잡多] 2022.11.08
반응형